조지훈의 시 '낙화' 중,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에서 처음 '우련'이란 단어를 만났다. 시 속의 시간은 무너지듯 꽃이 지는 늦봄의 새벽 아침이다. 주렴 밖으로 듬성듬성 보이던 성근 별이 스러졌다. 밤새 울던 귀촉도의 울음소리만 간간이 들린다. 터오는 먼동에 먼 산의 그리메가 성큼 앞으로 다가선다.꽃이 진다. 촛불을 끄자.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날이 밝았으니 촛불을 끄자가 아니라, 꽃이 지니까 촛불을 끄자고 했다. 그다음에 나온 말이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이다.꽃 지는 그림자는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