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은, 그의 유명한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독백에서 단도(短刀) 한 자루로 목숨을 끊으면 헤어날 수 있는 이승의 수많은 재앙, 꼴불견으로 '압제자의 횡포, 거만한 자의 모욕, 실연의 고통, 느려터진 법(the law's delay), 관리의 오만불손' 등을 열거한다. 대지주의 토지 소유권이 복잡한 혈연과 혼맥에 얽혀 있던 유럽에서는 소송이 몇 대를 질질 끄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고 한다. 송사의 기간이나 판결이 오로지 '원님 맘대로'였던 조선조에서도 송사는 대부분 패가망신의 첩경이었다.그런데 민주적 사법제도가 확립된 21세기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