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이었다. 내가 연세대 교수가 된 해에 입학생이었던 제자들과 점심을 같이했다. 헤어지면서 종로 2가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한 제자가 뒤따라오더니 "혼자 댁까지 찾아가실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럼, 찾아가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고 했더니 "제 선친께서는 85세 때부터 집을 찾아오지 못하곤 해서 전화번호 명패를 달고 다니곤 했습니다"라는 걱정이었다. 90 전후가 되면 자주 있는 일이다. 노인성 치매의 초기 현상일 것이다.내 친구도 강연을 하다가는 줄거리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같은 얘기를 중복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