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1896~1948)은 도쿄미술학교 출신 서양화가로 '구미만유(歐美漫遊)'를 경험한 드문 신여성이다. 1930년 5월 '삼천리'의 설문에 '장차 여성 운동에 나서려 합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여권 운동자의 시조'라는 깬 의식이 뚜렷했다. 나혜석은 근대 여성 활동가로 자취를 남겼건만 가부장제의 굳은 인습에 맞서다가 날개를 꺾여 '비탄, 통곡, 초조, 번민'에 휩싸여 행려병자로 떠돌다가 죽음을 맞은 비운의 인물이다.나혜석은 시흥과 용인 군수를 지낸 나기정의 딸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1920년 변호사 김우영의 재취 자리로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