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내가 물었다. "혹시 휴대전화 수집하는 사람 본 적 있습니까?" "없어요."예전에 썼던 아날로그 휴대전화가 이사를 여러 번 하는 사이 사라졌다. 추억이 깃든 것이어서 같은 모델이라도 구하려고 벼룩시장을 헤매다, 자칭 황학동 고참이라는 상인에게 이것저것 묻던 참이었다. 그의 '없어요' 한마디가 내 후반기 인생을 결정지었다.그날 저녁 나는 식구들에게 예전에 외국 잡지에서 읽었던 닐 코슨즈 얘기를 풀어놓았다. 영국의 20대 역사학도가 1958년 자기 고장에 있는 세계 최초 철교를 건넜다. 유럽도 우리처럼 고대 유물만이 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