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은 내 인생에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전환기였다. 일찌감치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던 나를 같은 과 친구들이 덜컥 대표로 뽑은 것이다. 한사코 손사래를 쳤건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엉겁결에 떠맡은 과대표 일을 하면서 나는 서서히 학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해 가을에 열린 전국 대학생 생물학 심포지엄에서 나는 논문까지 발표하는 만용을 부렸다. 물론 이 역시 등 떠밀려 한 것이지만 그때 그 논문 주제를 나는 지금도 연구하고 있다.모든 것은 1967년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의 세포공생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