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의 칼럼, 헨리 푸셀리의 '악몽'을 보신 독자라면 같은 화가 이름에 갸우뚱하실 것이다. 화가만 같은 게 아니라, 그림도 같은 그림이다.'악몽'의 캔버스 뒷면에는 이처럼 그리다 만 여인의 초상화가 있다. 그녀는 푸셀리가 한눈에 반했던, 친구의 조카인 안나 란드홀트다. 푸셀리는 친구에게 란드홀트에 대한 낯 뜨거운 환상을 숨김없이 묘사한 편지를 보냈다. 꿈속에서 그와 란드홀트가 한 침대에 있었으니, 누구도 그녀에게 손을 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에 대한 푸셀리의 열정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이토록 황당한 소리를 했겠는가.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