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수진이는 아침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교실 문을 밀어젖힌다. 오늘은 누구와 한바탕 시작할까 시선이 한 곳으로 꽂힌다. 쉬는 시간이면 어느새 비명이 들린다. 복도로 나가니 아이가 할퀸 얼굴을 감싸고 울고 있다. 담임으로서 무사히 하루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긴장된 생활의 연속이었다. '말괄량이 삐삐' 같은 아이였다.수진이는 아기 때 부모가 이혼해 아빠 쪽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고모할머니가 맡아 길렀다. 말썽을 일으키는 이유는 부모의 애정 결핍에서 오는 외로움이다. 나도 세 살 때부터 부모와 떨어져 외가에서 살았다. 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