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적게, 단백질 많이’ GLP-1이 레스토랑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요즘 레스토랑 메뉴가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는 느낌, 받은 적 있나요? 접시는 작아지고, 단백질은 강조되며, 메뉴 구성은 점점 더 ‘기능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최근 빠르게 확산 중인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있죠. 2025년이 ‘프로틴’의 해였다면, 2026년은 GLP-1 식단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서는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이름으로 익숙한 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작용을 합니다. 이 작은 변화가 식습관에 이어 외식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주는 식사를 찾기 시작했고, 레스토랑은 이에 맞춰 메뉴를 조정하고 있죠.
“이미 업계 전반에서 초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요. ‘고단백’이란 점을 강조한 메뉴가 늘고, 양은 더 적으며, 영양 균형을 고려한 메뉴가 증가하고 있죠.” 공인 영양사이자 리얼 뉴트리션(Real Nutrition)의 설립자 에이미 샤피로(Amy Shapiro)가 설명합니다. “모든 레스토랑이 위고비와 마운자로 전용 메뉴를 따로 만들 거라고 할 순 없지만 고단백, 고식이섬유, 채소 기반의 건강한 식단과 더불어 소량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점점 더 늘 거예요.”
최근 메뉴판에 ‘GLP 원더풀 메뉴(GLP-Wonderful Menu)’를 추가한 쿠바 리브레 레스토랑 & 럼 바(Cuba Libre Restaurant & Rum Bar)의 요리 디렉터 앙헬 로케(Angel Roque)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투여하는 고객은 기존 외식 경험과 괴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양을 다 먹지 못하고, 대부분의 메뉴는 현재 신체 반응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들에게 이러한 메뉴는 더 세심하게 설계된 선택지처럼 느껴질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메뉴의 정체와 흐름을 자세히 살펴봐야겠죠?
GLP-1 친화적 메뉴란?
단순히 음식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샤피로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GLP-1 메뉴는 약물을 사용하는 동안 필요한 영양소를 먼저 고려한 것입니다. 생선과 달걀, 닭고기 같은 가금류, 살코기, 그릭 요거트 등을 포함한 양질의 단백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채소, 콩류, 통곡물,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견과류 등)을 소량이나 기존 메뉴의 반 정도 양으로 제공하는 것이죠. 동시에 튀긴 음식이나 정제 탄수화물, 지나치게 무거운 소스나 초가공식품은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쿠바 리브레의 ‘GLP 원더풀 메뉴’는 고단백으로 재구성한 다섯 가지 식단을 소량으로 꾸리고 있습니다. 이 메뉴는 내과 전문의이자 비만 치료 전문가인 찰리 셀처(Charlie Seltzer)의 자문을 바탕으로 개발되었으며, 쿠바 전통 풍미와 필수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었죠. “단순히 접시 크기만 줄인 것이 아닙니다. 구성 자체를 다시 설계했죠.” 로케는 말합니다. “소량의 식사에서도 거시 영양소 균형을 맞춰, 위고비와 마운자로 사용자들이 자주 경험하는 메스꺼움이나 더부룩함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도 이 흐름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쉐이크쉑(Shake Shack)은 미국에서 ‘굿 핏 메뉴(Good Fit Menu)’를 출시했습니다. 쉐이크쉑 총괄 셰프이자 요리 혁신 부문 부사장인 존 카랑기스(John Karangis)는 이 메뉴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접근 가능한 선택지”라고 설명하며 단백질과 적절한 양, 개인 맞춤 구성을 핵심으로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햄버거 번 대신 양상추를 넣은 ‘싱글 쉑버거 레터스 랩’이나 ‘더블 베지 쉑 레터스 랩’은 저탄수화물 식단에 적합한 메뉴입니다. 단백질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면, 각각 50g이 조금 넘는 단백질을 함유한 ‘더블 스모크쉑 레터스 랩’이나 ‘더블 아보카도 베이컨 버거 레터스 랩’을 추천합니다. “약물을 통해 생활 습관을 재정비하는 요즘, 더 많은 고객이 균형과 유연성을 추구합니다. 굿 핏 메뉴는 기존 메뉴를 더 건강하게 재구성해 고객이 목표에 맞게 더 쉽게 선택하도록 돕죠. 물론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요.” 카랑기스는 덧붙입니다.
치폴레(Chipotle) 역시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고단백 메뉴를 출시했습니다. 각 메뉴는 15g에서 최대 81g까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GLP-1 친화적인 선택지로는 치킨, 채소와 토마토 살사, 과카몰리를 조합한 고단백·저칼로리 볼과 치킨, 현미, 검은콩, 채소, 옥수수 살사 등을 추가한 고단백·고섬유질 볼이 있습니다.
치폴레의 임시 최고 마케팅 책임자 스테파니 퍼듀(Stephanie Perdue)는 말합니다. “치폴레는 기존에도 개인 맞춤형으로 구성되는 메뉴였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이를 더 명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단백 메뉴는 고객이 요구해온 ‘깔끔하고 조절할 수 있는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더 체계화한 결과물이죠.”
실제로 도움이 될까?
영양사 에이미 샤피로는 이 같은 메뉴가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영양학적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합니다. “’GLP-1 친화적’이라는 표기만으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메뉴는 여전히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지나치게 높거나 식이섬유와 미량의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런 메뉴는 어디까지나 참고할 만한 가이드일 뿐 완벽한 해결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투여하는 와중에 식단이 고민된다면, 단순하고 조절 가능한 식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접시를 직접 구성하거나 하프 포션을 주문하는 방식이 고정된 GLP-1 메뉴보다 더 유용할 수 있죠.” 샤피로는 덧붙입니다.
GLP-1 메뉴의 미래
현재 GLP-1 친화 메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고단백 메뉴는 이미 성공적인 초기 반응을 보입니다. 추가 단백질 선택은 25% 증가했고, 양이 적은 단일 타코 주문 비율도 20% 상승했습니다.” 치폴레의 마케팅 책임자 퍼듀는 이야기합니다.
쿠바 리브레의 앙헬 로케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 역시 ‘GLP 원더풀 메뉴’를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 결과 쿠바 리브레는 일부 메뉴를 일반 메뉴에도 포함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기존 메뉴 대비 약 1/3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로는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입니다.
현재 각 브랜드가 GLP-1 관련 메뉴에 집중하고 있지만, 치폴레는 향후 고단백 메뉴를 확장하고 ‘단백질 중심’의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약물을 사용하고 건강한 식단을 요구하는 이상, GLP-1 메뉴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로케는 이 현상에 대해 말합니다. “이 같은 변화는 더욱 과학적인 접근을 기반으로 하는 요리 방식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앞으로 외식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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