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벽을 마주했다. 마스크를 쓴 탓에 눈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참 벽 앞에 멈춰 있던 그들은, 이윽고 전동드릴로 그 벽을 뚫기 시작했다.국내 최대 청년 미술 축제 '2020 아시아프(ASYAAF)'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 작가들이 저마다 무기를 들고 하나둘 전시장에 모여들었다. 올해 '아시아프'에 처음 참가한 류영주(24)씨는 이날 대구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 그림을 다 건 뒤에도 대붓으로 조심조심 그림 표면의 먼지를 떨어내고 있었다. "선발될 거라는 자신감이 없어서 그간 출품을 망설였다"며 "용기를 냈는데 기회가 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