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許筠·1569~1618)이 쓴 '관론(官論)'을 읽었다. 국가조직의 문제점을 꼬집은 내용이다.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관직을 멋대로 늘리면 권한이 분산되어 지위가 높아지지 않는다. 인원이 많을 경우 녹(祿)만 허비하면서 일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서 잘 다스려지는 이치는 결코 없다."이어 불필요하게 자리 수를 늘린 결과 국가 예산을 잡아먹고 소관 다툼만 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부서 배치의 예를 들었다. 종실(宗室)의 친인척 관리는 종인부(宗人府) 하나면 충분한데, 종실과 제군(諸君)에 관한 일을 맡은 종친부(宗親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