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이루지 못했던 적이 없다. 하루에 커피를 두 잔 이상 마셨을 때를 빼고는. 또 나는 책을 한 시간쯤 보다가 잠을 자고 싶은 사람인데, 그랬던 적도 거의 없다. 이십 분도 안 되어 '수마'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이 내 눈꺼풀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대 옆 탁자에 쌓아둔 침대용 책은 거의 그대로다.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어울려 놀다가도 밤이 늦어지면 졸음이 쏟아진다. 밤의 즐거움이랄지 밤의 신비랄지를 체험할 새가 없는 것이다. 세상의 절반을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내게는 내일을 위해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