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름을 가진 것이이름 없는 것이 되어이름 없어야 할 것이이름을 가진 것이 되어길가에 나와 앉았다.꼭 살아야 할 까닭도목숨에 딸린 애련 같은 거 하나 없이하늘을 바라보다가물들이다가바람에 살을 부비다가외롭다가잠시 이승에 댕겼다가 꺼진반딧불처럼고개를 떨군다.뉘엿뉘엿 지는 세월 속으로만.―이근배(1940~ )날로 풀이 무성합니다. 을씨년스럽던 공터, 길가에 싹 내민 것들이 차차 제 각각의 이름대로 자라 나갑니다. 새들이 제 이름을 부르면서 운다더니 풀들도 그러합니다. 애초에 이름 붙이기를 그런 궁리로써 한 것이겠지만 별로 불러볼 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