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그림엽서 모으며살아왔느니쇼팽 들으며살아왔느니겨울 기다리며책 읽으며---고독을 길들이며살아온 나너를 만났다나 너를 만났다.찬란한 불꽃활짝 피다 스러지고찬물 같은 고독이평화를, 다시 가져오다.―피천득(1910~2007) 아주 허드레 라디오 겸용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쇼팽의 피아노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평생 쇼팽이 좋아요.' 꾸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방이었습니다. 느닷없이 부끄러움이 왔습니다. 오래전 피천득 선생님 댁에서의 일입니다. 그 수수하고 평화롭고 고적한 생의 거울 앞에 비친 제 모습에는 때 묻은 욕망이, 치장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