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정치인 허주(虛舟) 김윤환이 세상을 떴을 때 상가(喪家)의 밤은 적막했다. 노태우,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만든 '킹메이커'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허주의 집은 원래 정초만 되면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 총선에서 이회창과 갈라서면서 정치적 세(勢)를 잃은 그는 몇 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등졌다. 빈소를 찾은 몇몇 정치인은 누가 볼 세라 잠깐 얼굴만 비치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밤 영정 앞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사람들은 "세상인심이 이럴 수는 없다"면서 '정승 집 개' 속담을 입에 올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