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0월 8일 새벽 경복궁 건청궁에서 자고 있던 왕비 민씨가 일본인 무리에게 살해됐다. 남편 고종은 이듬해 2월 11일 아들과 함께 정동에 있는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 아관파천(俄館播遷)이다. 고종은 경복궁을 떠난 지 만 1년 아흐레 만인 1897년 2월 20일 궁궐로 돌아왔다. 처음 떠났던 경복궁이 아니라 러시아 공사관 코앞인 경운궁(덕수궁)이었다. 폭풍우가 몰아치듯 조선 왕국 정치, 외교, 경제, 사회가 격동했다.그해 10월 12일 조선국 26대 왕 고종은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초대 황제로 전격 등극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