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토리노에 도착했다. 1861년부터 5년간 '통일 이탈리아'의 첫 번째 수도였던 이곳. 왜 옥사나가 구태여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로 토리노를 택했는가 알아보니 어렸을 때 철학을 공부했던 삼촌 보리스가 있었다고 한다. 집안 모두가 그리스 정교를 믿는데, 보리스만 교회를 안 다녔다. "인간이 알 수 없는 종교를 왜 믿느냐"고 했다. 그랬던 그가 토리노 여행을 갔다가 사람이 바뀌어서 돌아왔다. 일요일만 되면 일찍 일어나 깨끗한 옷을 입고 교회로 앞장선다. 보리스가 옥사나에게 말했다. "크면 꼭 토리노에 가서 수의(壽衣)를 보고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