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전시실에서 이 그림과 마주쳤을 때 흠칫 놀라 팔을 휘저었다. 그림 위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파리도 그림이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 0.1초 정도 걸렸다. 붓과 물감으로 대상의 세부를 초고화질 사진보다 정교하게 묘사한 수많은 거장의 놀라운 그림들을 이미 봤으니 웬만한 눈속임에는 넘어가지 않는데, 설마 귀부인의 머리 위에 파리를 그려 넣었을 줄이야.현재 독일의 남서부를 일컫는 슈바벤 지역의 화가가 그린 이 초상화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그림 상단에 쓰여 있는 대로 '호퍼(Hofer)가의 여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