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매일 도서관에서 책만 읽었다. 독어 원서를 꼼짝 않고 100페이지도 넘게 읽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그날 읽은 내용을 떠올려보니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30년 전 독일 유학 시절 이야기다. 세미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토론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용감하게 발표도 했다. 그러나 내 발표 후 토론 수업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 누구도 내 독어 발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감해진 담당 교수는 3시간 해야 할 세미나를 30분 만에 끝냈다.어린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도서관 옆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