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산초당의 달밤을 오래 마음에 품게 된 것은 다산이 친필로 남긴 다음 글을 읽고 나서부터다."9월 12일 밤, 나는 다산의 동암(東菴)에 있었다. 우러러 하늘을 보니 아득히 툭 트였고, 조각달만 외로이 맑았다. 남은 별은 엳아홉을 넘지 않고, 뜨락은 물속에서 물풀이 춤추는 듯하였다. 옷을 입고 일어나 나가 동자에게 퉁소를 불게 하자 그 소리가 구름 끝까지 울려 퍼졌다. 이때에는 티끌세상의 찌든 내장이 말끔하게 씻겨 나가 인간 세상의 광경이 아니었다(九月十二之夜, 余在茶山東菴. 仰見玉宇寥廓, 月片孤淸, 天星存者, 不逾八九. 中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