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해가 저녁 늦게, 그리고 오래 떨어져서 참 좋다. 화실로 가는 길에 석양을 마주하며 듣는 클래식FM의 음악도 기막히다. 슈베르트의 가곡 '저녁노을(Abendrot)'이 흘러나온다. 테너 프리츠 분더리히의 노래가 최고다. 바리톤의 저음은 저녁노을의 '경외감'을 전달하기에 너무 무겁다. 소프라노는 반대로 너무 들떠 있다. 슈베르트 가곡은 피아노의 선율을 함께 느껴야 한다. 피아노가 스스로 노래하기 때문이다. 목소리와 피아노가 서로 다른 노래를 하는 것 같지만 묘하게 어울리며 흘러간다.여수 여자만(汝自湾) 갯벌 저편으로 천천히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