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바탕에 빨간 공을 그린 당구장 창문 간판은 철거하거나 다른 색으로 바꾸도록 할 것."서울시가 1986년 3월부터 시행한 '간선도로변 광고물 정비 지침'에 희한한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이런 간판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때 찾아올 외국인들에게 자칫 일장기로 오인돼 한국이 일제의 식민지였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게 금지 이유였다(조선일보 1986년 7월 10일 자).당구장 간판을 놓고 '일장기' 운운한 당국의 무리수가 쓴웃음을 짓게 하지만, 이 기사에서 읽히는 사실이 또 하나 있다. 행정 기관이 간판 모양까지 신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