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만화영화 '빨간 머리 앤'이 방송되는 동안 무심코 채널을 돌렸다가 어머니에게 세차게 뺨을 얻어맞은 적이 있다. 어른이 '빨간 머리 앤'을 볼 거라고 생각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머니는 한창 열중해서 보고 계셨던 것이다. 이 사건 이후로 나와 앤이 척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주근깨, 빨간 머리에 빼빼 말랐다며 자신을 수없이 비하하고 그 이야기를 하고 또 했던 앤이, 주근깨 말라깽이 빨간 머리 시절은 불과 2~3년에 그친 채 제2차 성징기가 지나자 모두가 감탄하는 처녀로 환골탈태하는 것이 싫었다. 빨간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