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약속봄은 땅과 약속을 했다.나무와도 약속을 했다.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새싹을 틔웠다.작은 열매를 위해바람과 햇빛과도 손을 잡았다.비 오는 날은빗물과도 약속을 했다.엄마가 내게 준 작은 약속처럼뿌리까지 빗물이 스며들게 했다.봄은 이렇게작은 약속을 위해가진 것을 모두 내어놓았다.―노원호(1946~ )봄은 자연에 앞서 사람과 먼저 약속한 게 아니었을까. 비로 목마른 뿌리를 먹이며 훈훈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로 새싹을 깨워 열매 맺게 하는 것 말이다. 땅과 나무와 꽃, 비와도 한 약속이기도 하다. 지금 산과 들에는 엄청난 일들이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