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톤의 청록과 핑크, 하늘색이 어우러진 예쁜 배경 앞에 우윳빛 피부를 가진 여인이 앉아있다. 가느다란 두 팔은 수채화 물감이 천천히 물에 풀리는 것처럼 나른하게 뻗어있고, 수심에 젖은 듯 내리뜬 두 눈이 한없이 깊다.프랑스 화가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1883~1956)이 그린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초상화다. 전설적인 두 여성 예술가의 만남이었지만 끝이 좋지는 않았다. 샤넬은 그림 속 여인이 영 자기와 다르다며 완성작을 거부했고, 로랑생은 끝내 샤넬을 다시 그리지 않았다.로랑생과 샤넬은 댜길레프의 발레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