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정원을 만들어 드린 적이 있다. 제주 식물원 가드너로 일하면서도 정작 어머니를 위한 작은 정원 하나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꽃 시장에서 채소 모종 몇 가지와 어머니가 좋아하는 다알리아와 샐비어, 꽃양귀비 따위를 고르고 경계목과 원예상토, 비닐 같은 자재를 사다가 화단을 만드는데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얼마 후면 제주보다도 훨씬 먼 곳으로 늦깎이 유학길에 오르기 때문이었다. 하루 만에 뚝딱 정원을 만들긴 했지만 만족감보다 불편함이 더 컸다. 이렇게 쉽게 만들어 드릴 것을 그동안 미루었던 것이 죄스러운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