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2024년 가을과 겨울 내내 입게 될 청바지 6
2024.09.19by 안건호, Alexandre Marain
‘재지(Jazzy)’라는 말은 이제 패션계에서 낡은 표현이 되었습니다. 본래 화려하다, 대담하다 등 긍정적인 의미였지만 언젠가부터 뉘앙스가 달라졌습니다. 난해하고 실험적인 옷을 입은 자녀를 보고 당황한 부모가 한마디 할 때 덧붙일 법한 표현이 되었달까요?
하지만 얼마 전 막을 내린 패션 위크에서 마주한 청바지들을 설명하려면 꼭 이 표현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것보다 적확한 단어는 찾지 못했거든요. 파리에서 본 크리스털 프린지 장식의 청바지, 밀라노의 아일릿 디테일 데님, 런던의 패치워크 데님과 뉴욕의 금빛 청바지 등 모두 하나같이 ‘재지’했습니다.
준 타카하시가 언더커버 2024 F/W 쇼에 올렸던 청바지를 떠올려보세요. 클래식한 청바지의 솔기를 따라 장식된 금빛 틴셀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2025 S/S 쇼에서는 코페르니가 반짝이는 시퀸 청바지를 무대에 올렸고, 구찌는 투톤 데님을 내놓았죠. 심지어 샤넬은 작은 보석으로 섬세하게 장식한 청바지를 선보였고요.
안심하세요. 재즈 청바지는 놀라울 정도로 스타일링이 수월합니다. 여타 청바지와 다를 바 없이 대하면 되죠. 워낙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는 탓에 참고할 만한 룩도 많고요. 패션 위크 때 거리를 돌아보니, 누군가는 크리스털 프린지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매치했더군요. 또 누군가는 리본이 새겨진 트롱프뢰유 청바지에 검은색 크롭트 톱과 블레이저를 짝지었고요. 모두 간결한 구성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업사이클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영국의 빈티지 숍, 로킷(Rokit)은 로킷 오리지널 라인을 통해 새롭게 작업한 빈티지 데님을 판매하는데요. 투톤, 패치워크 등 재미있는 청바지가 참 많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패션 하우스 팡파르 레이블(Fanfare Label)은 자수, 패치워크, 패널 등 다양한 기법을 더해 중고 데님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요.
스크롤을 내려보세요. 이제 청바지만 입어도 지루할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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