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인스타그램의 극적인 결정
2024.09.20by 오기쁨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지혜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친구, 가족, 연인 등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서로 자신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있죠. 심지어 정답이 정해져 있을 때조차 서로의 주장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이곤 하고요. <보그> 오디언스 여러분도 무언가에 대해 ‘나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해본 적 있나요?
누군가와 대화하는 중에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플로스 원(PLOS ONE)>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입니다. 우리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해요.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영어학과 교수이자 연구 공동 저자 앵거스 플레처(Angus Fletcher)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성인 1,261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같은 주제(물이 부족한 가상의 학교)에 대한 다른 관점의 기사를 읽게 했습니다. 한 그룹은 충분한 물이 있는 학교와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 실린 기사를, 다른 그룹은 분리 상태를 유지하고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읽었어요. 마지막 그룹은 두 가지 주장 모두에 대한 기사를 읽었죠. 그 결과 찬성과 반대 기사를 읽은 그룹은 자신이 아는 정보가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하다고 믿었습니다.
플레처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놓친 정보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려 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사실이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를 두고 ‘정보 적절성의 환상(The Illusion of information Adequacy)’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다만 이 연구 결과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마음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결국 논쟁이나 말다툼 등 갈등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건 호기심이라고 플레처 교수는 말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완전히 믿기보다 다른 관점과 시각을 갖는 것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죠. 특히 대인 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에 관심을 갖는다면, 갈등이 줄어들 거예요. 누군가와 부딪칠 때 잠시 멈추고 상대방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해보려 하는 거죠.
지금 아는 정보만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더 넓은 시야로 상대를 이해해봅시다. 말다툼도, 쓸데없는 감정 소모도 줄어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