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이 지켜주는 마을의 뜨거웠던 여름.
“몽블랑은 여전히 높은 곳에서 빛난다. 힘이 그곳에 있으니 많은 풍광과 소리, 많은 삶과 죽음을 만들어내는, 고요하고도 장엄한 힘이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가 바이런과 샤모니 계곡을 여행하던 중 지은 시다. 셸리가 몽블랑 아래 산장에 머물며 장엄한 산세를 바라본 감정처럼, 높고 넓은 흰 산은 많은 여행자들의 경외심과 이야기를 품어왔다. 여름의 태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빛나는 몽블랑 바로 아래 위치한 샤모니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호카의 초대장을 받고, 셸리가 그랬던 것처럼 부푼 기대감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1924년 최초의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마을에서 그려질 여름 이야기의 주인공은 UTMB 월드 시리즈 파이널. UTMB란 Ultra-Trail du Mont Blanc의 약자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의 중심에 위치한 몽블랑산맥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 대회다. 달리는 거리별로 종목이 나뉘는데, 50km를 뛰는 OCC(Orsières-Champex-Chamonix)레이스,100km를 뛰는 ‘CCC(Courmayeur-Champex-Chamonix)’ 그리고 171km를 달리는 UTMB 레이스가 대표 종목이다. 특히 UTMB 레이스는 19개 도시, 7개의 계곡, 71개의 빙하를 넘나들며 최고 고저 차 1만m, 총 거리 171km에 달하는 그야말로 전 세계 트레일 러너들의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총 2천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3개국에서 대회를 지원하며, 16만 명에 이르는 주민이 응원한다. 시작과 끝의 마을인 샤모니에는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응집하는데, 출발선에서 펼쳐진 출정식은 가히 올림픽 개막식을 방불케 했다. 굽이치는 험준한 코스마다 이어진 시민들의 열띤 응원은 자정이 넘은 시간, ‘플라이존’이라 명명한 고지대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몽블랑의 밤하늘을 빼곡히 수놓은 별들이 러너들을 안내했고, 박수 소리와 응원의 기세(주로 ‘가자!’라는 뜻의 프랑스어 ‘알레’)가 끊이지 않는, 모든 이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
UTMB 월드 시리즈 파이널 기간만큼은 차디찬 몽블랑산 일대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곳으로 변모한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호카는 대회의 든든한 공식 후원사로 올해도 함께했다. 그러한 까닭일까? 레이스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 발끝에서는 험준한 몽블랑산맥에 최적화된 호카의 트레일 러닝화 스피드 고트 6와 최근 새롭게 출시한 텍톤 X3가 포착됐다. 호카 코리아 역시 3년 연속 한국 UTMB 선수들을 지원했고, 팀호카 코리아 소속으론 총 4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먼저 50km ‘OCC’ 레이스에 참가한 박소영 선수, 100km ‘CCC’ 레이스에서 힘차게 달린 고민철과 김진희 선수 그리고 171km UTMB 레이스를 아름답게 마무리 한 김지수 선수가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FLY HUMAN FLY’란 호카의 슬로건처럼 몽블랑산을 날아오르며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마무리했다.
이번 UTMB 월드 시리즈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순간은 단연 호카의 직원인 뱅상 부이야르 Vincent Bouillard의 깜짝 우승이었다. 경기 전 그 누구도 호카에서 제품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는 아마추어 러너 부이야르의 우승을 예상하지 않았다. 모두가 지난해 우승자인 호카 소속의 러너 짐 웜슬리의 우승을 전망했다. 실제로 웜슬리는 83km 지점까지 선두를 유지했는데, 무릎 부상 여파로 경기를 중단했다. 그사이 139번을 배부 받은 뱅상 부이야르가 46km 지점을 9위로 통과했고, 70km 포인트에선 2위로 진입했다. 그러다 새벽의 어둠 속부터 선두를 유지하더니 마침내 19시간 54분 23초의 기록으로 171km 레이스를 완주했다. “출발선에 서는 것만으로도 꿈이 이루어진 기분이었다. 우승은 상상도 못 해봤다. 짐 웜슬리와 팀 톨레프슨 같은 훌륭한 러너들이 내게 영감을 줬다. 이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준다면 아주 큰 기쁨이겠다.” 환희에 찬 부이야르의 우승 소감에 이어 4명의 팀호카 코리아 소속 선수들도 각자의 레이스를 무사히 완주했다. 특히 50km OCC 레이스에 참가한 박소영 선수는 8시간 35분 20초라는 기록으로 연대별 3위(여성 45~49세)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UTMB 대회의 든든한 친구이자 후원자인 호카는 샤모니-몽블랑를 위해 특별한 베이스캠프를 만들었다. 자연 친화적인 지역 특성에 맞게 목재로 만든 캠프에는 호카의 대표 트레일 러닝화 텍톤 X3를 비롯해 스피드고트 6와 마파테 스피드 4를 신어볼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했다. 방문객들이 호카의 러닝 전문가와 상담 후 QR 코드를 등록하면 각자에게 적합한 러닝화를 24시간 동안 대여해줬다. 샤모니의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를 직접 밟고 달리며 러닝화의 기술력을 체험하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지는 호카의 똑똑한 아이디어인 셈. 옆에 위치한 큼직한 전광판에선 호카 소속 러너들과 인생 샷을 찍을 수 있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호카가 자랑하는 선수 짐 웜슬리가 방문객들을 반겼다. 작년 UTMB 대회에서 텍톤 X3의 프로토타입을 신고 새로운 코스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그가 러닝 시 느낀 감정과 기술력을 서술한 내용이 눈을 사로잡았다. 텍톤 X1과 X2에 대한 내용도 함께 전시됐으며, 비밀의 방으로 들어서자 이윽고 텍톤 X3의 기술력을 한껏 뽐낸 존이 나타났다. 카본 플레이트 기술력과 PEBA 미드솔 등 텍톤 X3가 어떤 기술력으로 똘똘 뭉쳤는지 러닝화의 해체와 재조합, 홀로그램 퍼포먼스 등으로 알기 쉽게 설명을 들으니 러닝과 트레일 러닝에 대한 호카의 애정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앞서 언급한 텍톤 X3에 대한 호카의 사랑은 밤이 되도록 식을 줄 몰랐다. 몽블랑산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에귀유 뒤 미디 전망대로 향하는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텍톤 X3의 론칭 파티를 연 것. 붉은빛을 입은 정류장 안에서는 큼지막한 텍톤 X3 러닝화가 호카의 친구들을 맞이했다. 몽블랑의 산세에서 텍톤 X3를 신고 달리는 러너들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오고, 한편에는 기술력을 설명하는 존이 마련됐다. 부티 형태의 니트 게이트를 지닌 트레일 러닝화인 텍톤 X3는 카본 플레이트에 두 겹의 PEBA 폼을 사용해 부드러운 쿠셔닝과 완충력을 강화했고, 비브람 소재를 사용한 아웃솔 밑창에는 지그재그 형태의 트랙션 러그를 적용해 노지에서의 접지력과 정확한 착지를 제공한다는 설명을 들은 후 직접 만져보고 신어보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러닝에 대한 호카의 애정을 한껏 확인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먹거리와 칵테일을 향해 손을 뻗으며 파티장을 쏘다녔다. 나만의 호카 제품을 커스텀하는 곳, 친구와 함께 추억을 남기는 포토 부스까지. 게스트들은 다양한 체험존을 바삐 즐기느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파티에는 역시 음악이 빠질 수 없는 법. 분위기가 무르익자 거대한 텍톤 X3 뒤에서 DJ가 나타났다. 공간을 가득 메운 사운드에 게스트들은 다시 한번 열광했고, 그렇게 호카와 함께한 잠 못 드는 밤은 오래도록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