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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FASHION : 디올 옴므의 호러 영화
2017.08.10by GQ
역대급 기괴하고 잔혹한 일본의 호러와 스릴러 만화를 모아 보았다. 아직 이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런 당신이 정말 부럽다.
우메즈 카즈오는 히노 히데시, 모로호시 다이지로와 함께 일본 공포 만화를 이끄는 공포 만화의 제왕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작가 ‘이토 준지’는 우메즈 카즈오 상에서 가작을 받으며 데뷔했다. 이것만으로도 그의 영향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표류교실은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연재한 장편 만화로 발매 당시 일본 사회에 깔린 불안함을 극적으로 드러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정체불명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초등학교가 전혀 다른 세계로 떨어져 극한 상황에 놓인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는 탄탄한 스토리가 당신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시오리와 시미코는 친구다. 둘은 이상한 일을 많이 겪는다. 여기서 독특하고 낯선 지점은 막상 이 이상한 일들을 받아들이는 시오리와 시미코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령, 걷다가 하천에서 머리만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시오리와 시미코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머리를 어항에 넣어 키우는 방법을 고민한다. 생각할수록 섬뜩해지는 것이 모로호시 다이지로 만의 개성이다. 시오리와 시미코를 중심으로 구성된 단편들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양하고 독특한 세계관과 개성 있는 캐릭터를 구축한다. 그의 수많은 단편은 ‘신세계 에반게리온’,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원령공주’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어떤 작품들이 모티프가 되었는지 찾아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직도 만화 <기생수>를 못 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뇌를 사고 싶다. 어느 날 지구로 떨어진 외계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기생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줄거리. 흔히, 이런 장르는 인간의 관점에서 외계생명체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인데, 기생수는 외계생명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간이라는 독특한 세계도 보여준다. 신체가 무기로 변형되어 싸우는 액션, 추격전, 그로테스크한 세계관, 타이트하게 진행하는 이야기 구조와 연출로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재미와 완성도 모두를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기생수’는 이 만화가 원작이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다. 펜으로 한 땀, 한 땀 직조하든 그려낸 그림을 보는 것만 해도 이미 이 만화는 재밌다. 전 세계의 마녀들과 그들의 신비한 능력이 이야기의 중심을 잡고 있다. 때문에 <마녀>의 세계에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모호하지만, 분명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어 단편 하나하나가 새로운 체험이 된다. 이 책 만큼은 휴가지에서 읽으면 좋겠다. 휴가지에서 떠나는 몽환적인 세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수학여행 기차를 타고 가던 학생들이 갑작스러운 지형 변화를 겪는다. 이내 그들이 탄 열차가 터널에 갇힌다. 만화는 살아남은 주인공들이 터널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처음엔 그저 그런 청춘물처럼 보이지만 터널이 무너지는 순간부터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재난영화가 늘 그렇듯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반드시 기쁨과 행복이 그려지는데 이 작품은 읽는 내내 과연 ‘희망이란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적이고 기괴한 그림체는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살 수 있을 것인가? 살아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