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허기란, 실제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스트레스나 정서불안으로 인해 허기를 느끼는 상황을 말한다. 시간과 관계없이, 배가 부른데도, 갑작스럽게 배가 고파진다면 심리적으로 허기를 느끼고 있다는 신호다. 이럴 때는 바로 뭔가를 먹기 보다 정신과 마음을 먼저 돌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식욕을 조절하는 것은 뇌의 한 부분으로 시상하부 내의 특정 뉴런이 담당하고 있다. 이 중추는 스트레스나 과로, 낮은 자존감에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를 줄이면 식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식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음식을 천천히 먹는 일이 있다. 식사 시간에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게 되면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포만감도 더 잘 느끼게 된다. 더불어 음식에 몰두하는 행위만으로도 스스로 돌볼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되어 과식을 막을 수 있다.
식사 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중요하다. 혹시 주방에 불필요한 간식을 쌓아두고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배달 앱을 켜고 고칼로리 음식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야식의 유혹에 넘어가진 않는가? 산처럼 쌓인 음식의 비주얼과 후루룩 쩝쩝하는 소리가 자극적인 먹방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람은 생각보다 단순하여 시각적 자극에 쉽게 반응한다. 음식을 보는 것 외에도 주변에 두는 색깔에 욕구가 자극되기도 한다. 빨강과 주황은 식욕을 유발하며 청색, 보라 계열 색상에서는 식욕 반응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분 전환도 할 겸 그릇이나 주방 인테리어를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기름에 튀긴 치킨보다는 신선한 샐러드가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을. 매운 짬뽕과 기름진 족발, 달콤한 과자와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나면 당연히 체지방이 늘 거라는 것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과 별개로 감정에 휩쓸리게 된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양치질이다.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며 칫솔질을 하며 잠시 식욕에 대한 감각을 이성적인 판단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실제로 치약에 있는 민트 등의 성분은 식욕 억제에 도움을 준다.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우리 뇌에게 일종의 자극이다. 심리적 허기는 바로 이 자극을 보상으로 얻고자 하는 상태다.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 식욕이 강해질 때마다 감정을 해소할 만한 대안 활동을 찾아보자. 밖에 나가 걷거나 명상을 하는 것은 감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집안일을 해치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것도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는 아몬드를 소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입에 넣고 씹는다는 행위를 하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식욕이 감소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식습관 개선 목표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선은 친구들과 함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공유한 뒤 끼니마다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것이다. 식단 일기를 쓴 다음 이를 공유하는 것도 좋다. 함께 볼 수 있는 공유 시트나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회적으로 지원받는다는 느낌이 동기 부여를 강화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이 기사는 ‘이해와 공감 심리상담센터’ 조영은 원장, 미국 퍼듀대 영양과학과 리처드 매티스 교수, 책 <식욕 버리기 연습>의 저자 마리아 산체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