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몸집도 오동통해 떡보. 늘 불콰하고 화난 듯한 핏대. 퀭한 눈, 움푹한 볼이 만화영화 주인공 닮아 황금박쥐. 근엄한 분위기에 머리칼 치렁하다고 예수. 심심하면 "아시시(으스스)한 얘기 해줄까" 해서 아시시. 긴 턱에 부라린 눈으로 야단치는 품이 영락없이 악어. 눈썹 짙은 독일어 선생님 게슈타포….교사(校舍)의 먼 불빛에 소리 죽여 농구하던 고교 시절. '야자' 시간 '땡땡이'라야 그게 고작이라, 성함(姓銜) 대신 별명으로 선생님들 흉보며 알량하게 스트레스 풀곤 했다. 그중 특히 잊지 못할 별명이 '사스콰치(Sasqu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