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사에서 성왕의 업적은 뚜렷하다. 근초고왕이 4세기를 대표한다면 6세기를 상징하는 인물은 성왕이다. 사비로 왕도를 옮긴 후 제도를 정비하고 왕권을 강화한 뒤 눈길을 밖으로 돌렸다. 551년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 신라·가야와 연합해 고구려를 공격했다. 전쟁에서 이겨 숙원을 풀었으나 신라를 끌어들인 점이 불씨로 남았다.한강 상류 요충지를 장악한 신라는 2년 후 한강 하류의 백제 땅으로 진출했다. 믿었던 우방에 발등을 찍히자 성왕은 분노했다. 대신들의 반대를 뒤로한 채 태자 여창(餘昌)은 대군을 이끌고 충북 옥천으로 향했다. 한성 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