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한 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면적 무력 충돌의 일보직전까지 치닫던 두 나라 정상간의 만남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정상회담의 준비, 진행, 결과 등 일련의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비핵화’문제에 대한 담판도, 이견도, 심지어 사소한 문구조정에 따른 진통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신 면밀하게 기획되고 철저하게 준비된 각본에 따라 감성을 자극하고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연출이 이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