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가을. 미수교국인 중국의 외교부장 첸치천이 APEC 회의 참석차 김포공항에 내렸다. 6·25전쟁 때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적국의 외교 사령탑 첫 방한에 서울은 들떴다.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사진기자들이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각국 APEC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였다. 우리 측 관계자가 첸 부장에게 귓속말을 했다. "노태우 대통령께서 따로 만나기를 원합니다."
▶환한 웃음으로 첸 부장을 맞은 대통령은 "노(盧)씨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며 친근감을 보였다. 그러곤 수교를 정식 제안했다. 다음 날 밤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