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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지킬 힘이 없다, 반스도 타비가 됐다

이 라인업의 전부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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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스니커를 300켤레 정도 가지고 있지만 반스는 단 한 켤레도 없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반스는 확실한 클래식이고, 스니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사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반스는 1970년대 스케이트 문화부터 2010년대 텀블러 감성까지 영향을 준 브랜드니까. 하지만 도쿄 기반 브랜드 에프디엠티엘과의 새로운 협업 덕분에, 이 상황이 곧 바뀔 것 같다.

혹시 모른다면, 에프디엠티엘은 ‘펀더멘탈’의 약자로, 데님을 극단적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명성을 쌓은 브랜드다. 여러 겹의 원단을 덧대 재구성하는 방식의 ‘보로 패치워크’, 대비되는 색의 보강 스티치를 활용한 ‘사시코 스티치’, 그리고 ‘오래된 옷을 새롭게 만든다’는 철학이 핵심이다. 굉장히 기술적이고 일본적인 감각이 강하며, 오래 입을수록 더 멋있어지는 스타일이다. 반스와 협업한 적도 있지만, 이번 컬렉션은 조금 다르고, 좋은 의미로 꽤 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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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센틱 모델이다. 다양한 컬러로 출시되는데, 중앙을 가르는 스플릿 토 디자인이 추가됐다. 어릴 때는 2026년이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제트팩이 나올 줄 알았는데, 대신 타비 반스가 나왔다. 그리고 솔직히 이건 꽤 마음에 든다. 어떤 모델은 생지 데님으로, 어떤 건 크리미한 화이트 스웨이드로, 또 다른 모델들은 사시코 스타일의 대비 스티치가 전체에 들어가 수공예 느낌을 살렸다. 모두 클래식한 벌커나이즈드 솔과 낮은 프로파일은 유지해 여전히 반스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아주 일본적인 방식으로 재해석된 느낌이다.

슬립온 모델도 있다. 스플릿 토를 제외해 좀 더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같은 패치워크 감성과 디테일은 유지하면서, 굳이 신발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있다.

사실 2026년 들어 이런 흐름은 반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월에는 키코 코스타디노프가 1950년대 마라톤 러너에서 영감을 받아 스플릿 토 디자인의 아식스 일라르기 FF를 공개했는데, 아주 기묘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바로 품절됐다. 타비 스니커가 확실히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는 셈이다.

내가 실제로 타비 반스를 신을까? 아직은 고민 중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진지하게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 나한테는 꽤 큰 변화다. 에프디엠티엘 x 반스 컬렉션은 올가을 출시 예정이며, 에프디엠티엘과 반스, 그리고 전 세계 일부 셀렉트 숍에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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