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이 이 색을 유행시킬 수 있을까요?
“이건 그냥 블루가 아니야. 터키색도, 라피스 블루도 아니고. 정확히 세룰리안 블루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비서 앤디(앤 해서웨이 분)를 꾸짖는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 분)의 명대사를 모두 기억하고 있겠죠? 러닝타임 내내 많은 럭셔리 브랜드의 옷이 등장하지만, 앤디의 평범한(미란다의 표현을 빌리면, ‘덩어리진 파란 스웨터’) 케이블 니트는 지금까지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주 메릴 스트립이 스티븐 콜베어의 <레이트 쇼>에 출연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것은 역시 그녀의 룩이었죠. 안나 윈투어의 시그니처와 같은 플로럴 드레스도, 영화 속 미란다가 즐겨 입은 블랙 앤 화이트 위주의 테일러링도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20년 전 앤디가 입었던 것과 흡사한 디자인의 세룰리안 블루 케이블 니트를 선택했죠.
이날 그녀가 입은 세룰리안 블루 니트는 제이크루의 커스텀 피스였습니다. 2020년부터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올림피아 가요가 디자인했죠. “정말 기발하면서도 유쾌한 대사죠. 스스로 판단했다고 생각하던 결정이, 사실은 훨씬 큰 이야기의 일부일 때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요. “ 가요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 역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제이크루가 언제나 컬러에 집착해온 브랜드라며, 스트립의 스타일리스트 미카엘라와 함께 ‘2026년 버전’의 세룰리안 블루 니트를 만들게 되어 영광이라고 덧붙였죠.
메릴 스트립의 제이 크루 룩, 그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개봉(4월 29일입니다)이 세룰리안 블루 트렌드를 불러올 수 있을까요? 일단 세룰리안 블루의 정확한 정의부터 알고 넘어갑시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세룰리안 블루를 “푸른 하늘을 닮은” 색깔이라고 설명합니다. 코발트보다 연하고, 터키색에서 녹색을 뺀 듯한 컬러가 바로 세룰리안 블루죠. 26년 전, 팬톤이 이 색을 ‘2000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는데요. 당시 세룰리안 블루에 대한 팬톤의 설명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는 하늘색”이었습니다.
세룰리안 블루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컬러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준비물로 크레용을 들고 초등학교에 등교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미국 <보그>의 패션 라이터 한나 잭슨은 어린 시절 세룰리안 블루 크레용을 가장 좋아했다고 추억하면서도 “지금 당장 그 색을 입고 싶지는 않다”고 얘기했습니다(영화 개봉 후 그녀의 마음이 바뀔지 지켜봐야겠군요). 뷰티 에디터 아덴 패닝 앤드류스는 ‘특별한 경우’를 위해 세룰리안 블루 마커를 아껴두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나만의 영웅’을 그리라는 숙제를 받고, 휘트니 휴스턴의 상의를 색칠할 때 그 마커를 썼죠!”
세룰리안 블루가 곧 트렌드 컬러에 등극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가 또 하나 있습니다. 크레용 제조사 크레욜라의 연구에 따르면, 세룰리안 블루가 미국 50주 가운데 46개 주에서 ‘최고의 색’으로 뽑혔거든요. 전 세계 사람들이 오렌지색이나 노란색보다 파란색과 청록색을 선호한다는 내용도 연구 결과에 포함되어 있고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는 또 어떤 세룰리안 블루 아이템이 등장할지 눈여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