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명예의 상징! 롤렉스 데이데이트 빈티지 구매 가이드
일명 대통령의 시계, 롤렉스 데이데이트는 빈티지 시장에서 여전히 뜨겁다. 시장에 새로 나오는 모델에도 계속 영감을 주고 있다. 나는 어떤 모델을 사는 게 좋을까?
셀럽 협찬으로 따지면 미국 대통령만큼 강력한 이름도 드물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이 다양한 시계를 착용했음에도, ‘프레지던트 워치’라는 별명을 얻은 모델은 오직 롤렉스 데이데이트뿐이다. 1956년 출시된 이 시계는 익스플로러(1953), 서브마리너(1953), GMT-마스터(1955) 같은 아이코닉 모델들이 이어진 시기에 등장했으며, 날짜뿐 아니라 요일을 풀네임으로 표시한 최초의 캘린더 손목시계였다.
익스플로러, 서브마리너, GMT-마스터가 각각 등반가, 다이버, 파일럿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데이데이트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계였다. 잠수복이나 다운 재킷이 아니라, 수트와 가죽 구두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들 말이다.
데이데이트는 스무스 베젤, 플루티드 베젤, 보석 세팅 베젤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됐고, 주빌리 브레이슬릿이나 가죽 스트랩과도 조합됐다. 그 중에서도 이 시계를 대표하는 요소이자 별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특징은 세 줄 링크 구조의 프레지던트 브레이슬릿이다.
이 시계가 백악관과 연결된 계기는 1960년대 중반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옐로 골드 데이데이트를 착용한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면서다. 그는 롤렉스를 찬 최초의 대통령도 아니고 데이데이트를 처음 소유한 대통령도 아니었지만 롤렉스의 마케팅과 맞물리며 ‘프레지던트 워치’라는 이름이 굳어졌다. 참고로 1950년대 아이젠하워가 데이트저스트를 착용했으며, JFK는 데이데이트를 마릴린 먼로에게 선물 받았다.
1956년부터 현재까지 데이데이트의 핵심 요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중간 크기의 귀금속 케이스, 그리고 요일과 날짜를 표시하는 3핸즈 다이얼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케이스는 오랫동안 36mm였고, 2000년대에 들어 40mm와 41mm 모델이 추가됐다. 초기에는 11개 언어로 제공되던 요일 표시는 현재 26개 언어로 확대됐다. 바스크어, 게에즈어, 키릴 문자까지 포함된다.
이 시계는 닉슨과 포드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손목을 장식해왔다. 제이지, 브래드 피트, 타이거 우즈, 르브론 제임스, 달라이 라마까지 포함된다. 데이토나만큼의 상징성은 아니지만, 경매 시장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예를 들어 1984년 오만 술탄을 위해 단 5점 제작된 ‘레인보우 칸자르’ 모델은 19억 9천만 원에 낙찰됐고,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착용한 레퍼런스 1803 모델도 18억 3천만 원을 기록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라임 앤 리즌 대표 스티븐 펄비런트는 이렇게 말한다. “데이데이트는 단순한 시계 모델이 아니라, 70년 동안 시계 디자인과 문화를 이끌어온 하나의 전형적인 기준입니다. 실용성과 럭셔리의 균형, 그리고 느리지만 꾸준한 진화가 롤렉스의 매력을 잘 보여주죠. 평생 수집해도 질리지 않는 모델입니다.”
빈티지 데이데이트는 모두 36mm이며, 40mm 모델은 2015년에 등장했다. 더 큰 사이즈를 원한다면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또 하나의 큰 차이는 내부 무브먼트다. 빈티지 시계 딜러 사샤 다비도프는 “디자인보다 기술이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초기 모델은 날짜를 맞추려면 시간을 계속 돌려야 했지만, 이후 싱글 퀵셋, 더블 퀵셋 기능이 추가되며 훨씬 편리해졌다. 반면 1970년대 스톤 다이얼 ‘스텔라’ 모델처럼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빈티지 모델은 수동 조정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치를 가진다.
롤렉스 데이데이트 레퍼런스 6611/6612/6613
데이데이트는 1956년에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로즈 골드, 플래티넘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레퍼런스 6510/6511로 처음 등장했지만, 생산 기간은 1년에 불과했고 1957년 새롭게 개선된 레퍼런스 6611로 대체됐다. 1960년까지 생산된 6600 시리즈는 뾰족한 알파 핸즈와 다이얼 가장자리를 따라 경사진 링이 들어간 이른바 파이팬 다이얼 등, 전작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중반 특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또한 이것은 크로노미터 인증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데이데이트이기도 했으며, 그래서 다이얼에는 ‘SUPERLATIVE CHRONOMETER OFFICIALLY CERTIFIED’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레퍼런스 1802~1808
데이데이트는 1960년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생산된 네 자리 레퍼런스 1800 시리즈에 이르러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았다. 비교적 물량이 많은 편이라 입문용으로 접근하기에도 좋은 모델들이다. 이전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1800 시리즈 역시 36mm 케이스를 유지했으며, 소재는 플래티넘과 골드로만 제공됐다. 여기에 1969년부터는 히든 클래스프가 적용된 프레지던트 브레이슬릿이 추가됐는데, 이는 이후 데이데이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디테일로 자리 잡았다.
롤렉스는 초기 모델에서 사용하던 알파 핸즈를 삼각형 형태의 도핀 핸즈로 교체했고,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사각 형태의 바통 핸즈로 정착했다. 이 세대에는 다양한 변주가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나무 껍질 질감의 ‘바크’ 마감이 적용된 1807과, 화려한 컬러 다이얼로 잘 알려져 높은 가치를 지니는 ‘스텔라 다이얼’ 데이데이트가 있다.
레퍼런스 18026~18079
1977년에 등장한 다섯 자리 레퍼런스는 이전 세대 대비 몇 가지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 더 정확해진 새로운 무브먼트가 탑재됐고, 글라스 역시 플렉시글라스에서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변경됐다. 또한 날짜를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 퀵셋 기능이 추가됐다. 이전 모델들은 빈티지 특유의 매력은 있지만 날짜를 맞추려면 크라운을 계속 감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같은 해에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한 오이스터쿼츠 데이데이트, 19000 시리즈도 함께 출시됐다.
레퍼런스 18238 계열
1988년에 출시된 이 세대는 외형만 보면 이전 모델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중요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새로운 칼리버 3155 무브먼트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레퍼런스 18238을 비롯한 이 세대는 데이데이트 최초로 더블 퀵셋 기능을 적용했다. 덕분에 사용자는 하루하루 시간을 돌려가며 맞출 필요 없이, 요일과 날짜를 각각 빠르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레퍼런스 118206 계열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초기 6자리 레퍼런스 세대는 중고 데이데이트 라인업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이전 세대와 동일한 36mm 케이스와 클래식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솔리드 브레이슬릿 링크가 적용돼 더 묵직하고, 더 견고하며, 금의 존재감 역시 더욱 강조됐다. 좀 더 개성 있는 모델을 원한다면 118138, 118139, 118135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 모델들은 다이얼 컬러와 맞춘 가죽 스트랩 옵션으로 출시됐다.
레퍼런스 218206 계열
현행 40mm 버전이 충분히 존재감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짧게 생산된 이 레퍼런스, 일명 롤렉스 데이데이트 II를 주목할 만하다. 이 모델은 41mm의 XXL 케이스 사이즈를 적용한 최초이자 마지막 데이데이트다.
레퍼런스 128235 계열
2019년에 출시된 이 세대는 롤렉스의 특허 기술인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를 적용한 칼리버 3255 무브먼트와 70시간 파워리저브를 갖춘, 지금까지 가장 신뢰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데이데이트다. 이 세대에는 2023년에 공개된 비공식 라인업 모델 128235도 포함되는데, 퍼즐 형태의 다이얼과 날짜 대신 31개의 이모지를 적용한 에버로즈 골드 버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레이 마켓에서 이 모델을 구하려면 최소 약 3억 원대의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