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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최윤식 “AI는 우리 사회의 위협이 되는 기술이 아닙니다”

시대의 언어가 된 AI,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EXPERTㅣ최윤식 박사

∙ 미래학자
∙ 피닉스대학교 경영학 박사
∙ 휴스턴대학교 미래학 석사
∙ <AI 초강국의 조건>, <패권 전쟁> 외 80여 권 저술, 베스트셀러 작가


많은 영역에서 현시대를 가리켜 ‘AI 전환기’라고 말합니다. 보통의 생각과는 다르게 AI 시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같은 생각이에요. 본격적인 AI 시대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죠. 놀라운 건 그럼에도 이미 인간의 작업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거예요. 쉽게 말해서 화이트칼라의 업무 대부분은 이미 전면적으로 자동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게 몇 년 뒤의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군요.
실제로 저 역시 대부분의 일을 AI를 통해 전자동화로 바꾸고 있어요. 박사급 연구원들 없이도 연구, 논문, 원고 작업이 가능한 수준으로요. 제가 이분들과 함께하려면 한 명당 연봉만 1~2억 정도 들어가겠죠. 그런데 이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재밌는 건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급이 아닌 클로드 Claude의 최고 모델만으로도 박사급 인력이 수행하는 리서치, 분석 업무를 대체할 수 있어요. 충분히요.

이미 작업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네요.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저는 다작을 해요. 1년에 적게는 4권, 많게는 6권의 책을 쓰는데 여기에도 실제 AI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요. 책을 쓸 때 가장 필요한 건 데이터죠. 그것도 박사급 논문 수준의 데이터요. 그런데 8시간 정도면 클로드 스스로 하이 퀄리티의 논문을 2백여 편, 웹 서치를 통한 자료는 3천여 개 정도를 채집할 수 있습니다. 밖에서 일을 보고 들어오면 이만큼의 데이터가 쫙 뽑혀 있는 거예요. 예전 프로세스로 일일이 정보를 찾아서 읽고, 정리한다? 그럼 이 정도 양이면 몇 년은 걸렸을 겁니다. 그런데 최소 8시간이면 되는 거죠.

효율과 능률 모두 월등하네요.
이게 바로 격차예요. 그래서 지금의 시대에 A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어쩌면 점점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턴 AI를 활용해 과제를 하는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잖아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순이죠. 앞으론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취직이 안 될 거예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는 AI를 못 쓰게 하죠. 왜 그럴까요? 그건 오랫동안 학교와 교수가 만들어둔 평가나 학습 방식이 AI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으니까 그래요. 그런데 이젠 안 됩니다. 단순히 AI를 못 쓰게 한다고 해서 좋을 게 전혀 없어요. 피해는 오롯이 학생들의 몫이 될 거예요. 그래서 이제라도 수업 방식, 학습 방법, 평가 방법 모두 바꿔야 돼요. 그래야 이 아이들이 사회 나갔을 때 경쟁력이 생깁니다. 앞으로의 기업은 기존에 인간이 했던 일을 AI로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인재로 생각할 테니까요.

AI 전환기의 종료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시나요?
‘종료’라는 게 인간의 환경을 AI가 대부분 대체하는 시점을 말하는 것일 텐데, 이것이 이 패러다임의 완료가 아니거든요. 패러다임의 시작일 뿐이에요. 그럼 AI 전환기의 종료는 뭘 의미할까요? 인간이 생물학적인 능력만 가지고 모든 일을 해내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말하는 거죠. 그래서 전환기의 다른 말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하기 위한 ‘환경 세팅’의 시기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거예요.

얼마나 걸릴까요?
환경 세팅은 3년 이내에 끝날 거예요. 이미 상위 1~3퍼센트의 영역에선 시작이 되거나 끝났어요. 저도 제 업무 영역에서 보면 전자동화가 됐으니 환경 세팅이 끝난 거고요.

역사가 지나온 대부분의 혼란을 떠올려보면, 이 전환기의 ‘속도’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었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의 AI 전환 속도 역시 굉장히 빠르게 느껴집니다.
굉장히 빠르죠. AI가 모든 것을 바꾼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그럼 분명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사회가 이를 소화하는 속도의 간극은 나타날 수밖에 없을 텐데, 이 간극, 불균형으로 인한 혼란을 가장 먼저 맞닥뜨릴 영역은 어디라고 예상하실까요?
아까 대부분의 화이트칼라의 업무는 이미 대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숨을 곳이 이젠 없습니다. AI가 특정 산업에서만 쓰이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커다란 오류를 갖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사실상 모든 산업에서 AX(AI Transformation)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 있어요. 그러니까 ‘어느 산업, 어떤 영역이 먼저 무너질까’는 틀린 질문이에요. AI를 통해 모든 영역이 전환될 테니까요.

그럼 AI에서 출발한 변화, 그러니까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업무 환경의 소화 능력이 앞으로의 사회 생존 기준이 되겠네요.
그렇죠. ‘어느 산업이 먼저 무너질까’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빨리 AI를 흡수하느냐’의 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터질 거예요. 그런데 이 격차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 AI라는 게 전혀 어렵지 않거든요? 이미 시스템화되어 있어서 이걸 활용하는 방법만 알면 돼요. 그러니까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누가 탈락할 것이냐’를 논할 시점이 아니라 ‘누가 먼저 경험하고 알게 되느냐’의 문제인 거죠. 지금의 AI 기술은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를 상위 1~3퍼센트의 사람들만이 활용하고 있어요. 바꿔 말하면 AI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끌어다 자기 산업에 맞게, 업무에 맞게 전환시킬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죠.

결국 우린 AI 전환기로 불리는 이 시기를 ‘학습’의 시기로 생각해야겠네요.
AI 활용 능력을 빨리 갖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왜 아이가 성장할 때 가장 먼저 학습시키는 것이 언어잖아요? 이걸 배우지 못하면 어떤 공부도, 사고도 진행되지 못하니까요. 마찬가지예요. AI 시대에는 AI의 활용 능력이 모든 활동의 전제가 됩니다. 새로운 언어인 거죠.

이런 대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는 지금, 박사님께서 우려하는 지점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좀 전에 ‘누가 얼마나 빨리 AI를 흡수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면 개인의 역량이거든요. 제가 우려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어요. 1~3퍼센트의 전문 영역에선 이미 이를 활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97퍼센트는 결국 시스템이 필요하거든요. 이건 교육이죠. 학교, 정부 차원의 지원이요. 그런데 이런 공적 시스템, 공적 교육은 제도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늘 한발 늦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건 사교육 시장이고요. 결국 자본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AI 역량을 구매하고, 습득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거예요. 이 지점에서 사회적 불균형이 굉장히 빠르게 심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질문도 하나 드려볼게요. AI가 도출하는 정보와 해석은 표준화되어 있어서 되레 인간의 사고를 단순화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예전에 학생들이 AI를 사용해 과제를 했을 때 대부분 비슷한 해석을 얻어서 문제가 됐던 건, AI가 정형화된 답만 내놓았기 때문이 아니에요. 대부분이 같은 수준의 질문을 했기 때문이에요. 많은 이가 AI를 향해 ‘살아 있는 도서관’이라고 표현합니다. 지금도 도서관은 학교, 지역, 그리고 웹상에도 얼마든지 많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나요? 아니죠. 책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듯이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을 잘해야 한다.
그렇죠. 지금은 모두에게 똑같은 도서관이 하나씩 있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차이인 거죠. 맞아요. 질문을 잘해야 됩니다. 우린 쉽게 프런트 엔지니어링을 했던 거죠. 지금은 콘텍스트 엔지니어링이 훨씬 더 적합합니다. 내가 AI에게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질문만 하는 것과 ‘이렇게 접근해보면 어때?’, ‘이것과 이것을 연결했을 때도 결과는 같아?’처럼 동시에 방법론을 활용하는 것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어요. 이 방법론이 곧 지식이죠. 어린아이와 대학 교수의 지식은 다를 수밖에요.

인간의 사고가 모델링화된다는 의견은 틀렸네요.
맞아요. 그래서 ‘AI가 고차원이 됐을 때 인간이 생각을 안 하게 될 것’ 같다는 식의 의견도 맞지 않아요. AI가 만들어낸 결괏값을 바탕으로 인간은 더 깊게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알수록 궁금해지고, 그런 과정을 통해 얻고, 성장하는 건 변하지 않아요.

그럼 AI가 고도화된 미래 사회에서도 주체는 인간일 수 있다?
주체는 인간이겠죠. 시스템은 AI로 재편되고요. 근데 이건 AI가 완벽해질 때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보다 더 낫네?’라는 인식이 대중에게 공통된 의견으로 자리 잡는 순간 바뀔 거예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사소한 판결 같은 거. AI가 인간보다 더 공정하고 오류가 적다고 느끼는 순간, 사람들은 AI 판결을 받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는 거죠. 또 자율 주행 시의 사고율이 인간이 직접 운전했을 때보다 절대적으로 적다면, 이제 사고가 났을 때의 판단 기준이나 보상 방식도 바뀔 수 있는 거죠. 자율 주행 차량과 인간이 직접 운전한 차량 둘이서 사고가 났다, 그럼 자율 주행 차량의 손을 들어주는 시대가 곧 오게 되겠죠.

이런 공통된 인식이 형성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3~5년요. 짧은 시간 안에 AI의 신뢰도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완성될 거예요. 제도적 완성과는 별개로요.

미래 학자로서 지금의 AI 전환기를 어떻게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AI는 우리 사회의 위협이 되는 기술이 아닙니다. 정말 큰 위협은 격차예요. 그래서 공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기술이 아닌 모두가 AI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말이죠.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바로 이때 생길 거라고 봐요. 그래서 지금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AI를 배운다면 앞서가는 것이 되지만, 3년 뒤에 배운다면 그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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