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대비 효과가 큰, 1990년대 신발!
2026 봄/여름 런웨이에는 1990년대에 자주 보였던 힐이 가득했습니다. 잠시 플레이 백을 해볼게요. 1980년대가 과장과 허세의 시대였다면, 1990년대는 선택과 절제의 시대였습니다. 덜어내되 밋밋하지 않고, 단순하되 태도가 분명했죠. 그래서 T-바 스트랩, 발목 스트랩 힐, 슬링백, 뮬처럼 간결하지만 존재감이 또렷한 구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동시에 메탈릭, 투명 스트랩, 랩 샌들처럼 미래를 상상한 실험도 공존했고요.
요즘처럼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할 때, 1990년대 힐은 어느 쪽에 붙여도 위화감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분위기를 즉시 바꿔주죠. 1990년대 힐이 2026년 런웨이로 돌아온 건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돌아온 1990년대 힐’, 함께 살펴보시죠.
핍 토 힐
핍 토 힐은 2010년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1990년대에 시작되었습니다. 지아니 베르사체는 1993 봄/여름 쇼에서 장식적인 핍 토 힐로 단정한 모노톤 룩에 균열을 냈습니다. 발가락이 살짝 드러나는 그 틈이 룩 전체의 긴장을 풀어줬죠. 2026년의 핍 토는 노골적이지 않습니다. 끌로에는 셔링과 세이지 그린, 크림 컬러로 부드러운 무드를 택했습니다. 포인트는 ‘덜 보이게’. 핍 토가 부담스러웠다면 이번 시즌이 시작점입니다. 스트레이트 진이나 얇은 카디건과 매치하면 과하지 않게 여성스러움이 살아납니다.
발목 스트랩 힐
1990년대 미니멀리즘은 발목 스트랩 힐에서 완성됐습니다. 헬무트 랭, 캘빈 클라인, 톰 포드가 ‘적게 말하는 법’을 고민하던 시기였고, 샤넬은 고유의 우아함을 이 스트랩으로 정리했죠. 발목 스트랩 힐은 어떤 스타일에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나탈리 챈들러는 시스루 블라우스와 레더 스커트에 매치해 포멀과 관능 사이의 균형을 보여줬습니다. 중요한 건 스트랩 위치입니다. 발목을 너무 조이지 않고, 굽은 얇을수록 1990년대의 정제된 인상이 살아나죠.
T-바 힐
T-바 힐은 원래 1940~1950년대 구두였지만, 1990년대에 다시 한번 젊어졌습니다. 마크 제이콥스는 1995년 쇼에서 이 클래식한 구두를 파티처럼 가볍게 풀었죠. 그래서 T-바 힐에는 늘 ‘단정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태도가 남아 있습니다. 2026년에는 크리스토퍼 에스버처럼 더 구조적인 접근이 눈에 띕니다. 네이비 수트에 메탈릭 케이프를 더한 룩에서 T-바 힐은 균형추 구실을 합니다. 옷이 미니멀할수록 T-바는 힘을 얻고, 옷이 화려할수록 T-바는 중심을 잡아주죠.
슬링백 힐
슬링백은 늘 시대의 감각을 반영합니다. 토드 올덤의 1990년대 슬링백은 대담했죠. 룩이 실험적일수록 슬링백은 오히려 안정적인 선택이 됩니다. 슬링백은 디자인 디테일로 분위기를 조절하는 신발입니다. 앞코가 뾰족할수록 시크하고, 둥글수록 클래식합니다. 스트랩은 얇을수록 섬세하고, 두꺼울수록 캐주얼하고요.
뮬 힐
뮬 힐은 늘 살짝 위험해 보이지만,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아제딘 알라이아는 1992년에 이러한 균형을 이해했습니다. 우아하지만 고정되지 않은 신발, 그 모호함이 핵심이죠. 마린 세르는 뮬 힐을 가장 지금답게 연출합니다. 컷아웃 드레스나 데님 드레스에 매치해 힘을 빼고도 스타일을 완성합니다. 뒤축이 없다는 건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뜻이고, 그것이 바로 지금 패션의 태도입니다.
랩 샌들
랩 샌들은 설명이 필요 없는 드라마를 만듭니다. 존 갈리아노는 1996년 발레에서 영감받은 컬렉션에서 이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다리를 감싸는 스트랩만으로 룩은 완성됐죠. 2026년의 랩 샌들은 실용성으로 기울었습니다. 코너 아이브스처럼 레깅스와 매치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포인트는 길이입니다. 종아리 중간에서 끊기면 부담스럽고, 발목 위에서 정리되면 훨씬 세련돼 보이죠.
메탈릭 힐
메탈릭 힐은 원래 미니멀의 반짝이는 변주였습니다. 미우미우의 1990년대 쇼에서 케이트 모스가 신었던 실버 힐이 딱 그 예죠. 단순한 옷에 단 하나의 광택을 준 겁니다. 2026년에는 계절 구분도 사라졌습니다. 릴리 사르티처럼 크림 톤 팬츠 수트에 매치하면 과하지 않게 빛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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