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채셨나요, 다들 ‘브라운’을 떠나 ‘그레이’를 익히고 있습니다
202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이 한창입니다. 프라다, 디올에 이어 루이 비통 쇼를 보니 유독 눈에 밟히는 컬러가 있더군요. 바로 그레이입니다. 눈치챈 순간 당장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새해 들어 소개한 코발트 블루, 오렌지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쉬운 컬러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해외 <보그>도 의견이 일치하더군요. 다들 이제 그레이가 ‘뉴 블랙’이라고 합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는 ‘뉴 브라운’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군요. 블랙만큼 쉬우면서 블랙보다 새로운 컬러로 지난 몇 년 ‘브라운’이 활약했거든요. 옷 잘 입는 사람들은 이 컬러를 빠르게 익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하게 활용했고요. 이제 그 자리를 그레이가 넘보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으면서 지금 입으면 ‘알고 입은 사람’처럼 보이는 컬러, 딱 그 포지션을요.
디올은 수트를 캐주얼하게 내놓았습니다. 잘 다린 그레이가 아니라 살짝 흐트러진 그레이를 연출했죠. 샛노란 가발과 만나니 펑키하게 다가옵니다. 루이 비통은 블레이저와 부츠컷 팬츠, 그리고 코트에 서로 다른 농도의 그레이를 쌓아 올렸습니다. 라발리에르 리본으로 우아한 포인트를 더했죠.
디올 쇼에 참석한 로버트 패틴슨도 그레이 재킷을 룩의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여러 컬러의 실이 엮여 그레이를 만드니 그 자체로 시선을 끌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잔체크 셔츠와도 우아하게 어울리면서, 청바지와도 이견이 없어 보이죠.
그레이는 어디에 붙여놔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2026 봄/여름 런웨이를 보면 알 수 있죠. 보테가 베네타의 묵직한 차콜 니트, 로에베의 팔꿈치에 걸친 가죽 백, 에런 에시의 스틸처럼 차가운 회색 드레스까지. 아이템이 달라도 그레이는 늘 중심을 잡습니다. 튀지 않지만 묻히지도 않죠. 모델들이 즐겨 입다가 최근에는 여러 인플루언서가 즐겨 입는 그레이 진의 인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블랙만큼 쉽지만 블랙보다는 새롭고, 그래서 더 자주 손이 가는 컬러라는 점에서요.
이번 트렌드를 기회 삼아 배경으로만 쓰던 그레이를 주인공 자리에 올려보세요. 트렌드 컬러가 되면 아이템 풀이 넓어지고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그다음엔 요리조리 조합해보는 겁니다. 니트와 슬랙스처럼 안전한 조합도 좋지만, 소재를 바꿔보면 훨씬 재밌어지죠. 스팽글 스커트나 실크 원피스처럼 질감이 다른 아이템을 시도해보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톤온톤으로 입어도 ‘와, 저 사람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레이만 입었네’ 싶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아는 사람끼리만 아는 멋진 룩이 완성될 겁니다.
새해에는 온갖 그레이가 가득할 거예요. 그러니, 누구보다 빨리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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