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여행의 시작은 구찌 더플백으로부터.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 어느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무작정 짐 가방부터 꾸렸다. 행선지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손에 잡히는 건 일단 다 챙기고 봤다. 그야말로 야반도주 직전의 모습. 이게 무슨 중증 ‘P’의 무모한 생각인가 싶겠지만, 후보는 있었다. (좀 다채롭다는 게 문제였지만) 첫 번째는 도쿄. 요즘 자주 착용하는 옷과 액세서리, 뾰족구두와 짧은 레인 부츠 한켤레를 가방에 넣었다. 두 번째 후보인 괌을 떠올리면서는 며칠 전 정리한 여름 옷장부터 열었다. 똑같아 보이지만 디테일이 조금씩 다른 화이트 슬리브리스 몇 벌, 리넨 쇼츠, 샌들, 그리고 수영복까지 부족함 없이 담았다. 마지막으로는 시드니. 시드니는 일교차가 큰 만큼 티셔츠와 풀오버, 카디건까지 간절기 아이템 위주로 챙겼다. 여기에 기초 화장품, 멀티 충전기, 비행기에서 읽을 작은 책 한 권을 넣으니 가방이 알맞게 채워졌다. 그러고는 항공권을 둘러보다 불현듯 깨달았다. 내가 지금 이 오밤중에 짐 가방을 싼 건 여행의 쿨타임이 차서도, 일상에서 도피하고 싶어서도 아닌, 단지 이 더플백 때문이었음을. 돌이켜보니 어디라도 좋으니 일단 해외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이번 달 체험기의 주인공, 구찌의 더플백을 만나면서부터였다. 마음의 민낯을 마주하니 굳이 먼 곳으로 떠날 필요가 없었다. 당장 며칠 뒤에 있을 촬영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그렇게 항공편 애플리케이션을 닫고, 호텔 애플리케이션을 열었다. 해외로 나간 것보다 진하게, 근사한 원데이 호캉스를 즐기리라 마음먹고 적당한 호텔을 예약했다. 그리고 가방을 다시 싸기 위해 한가득 담았던 짐을 하나둘 추리니 놀라운 수납력이 다시금 눈에 띄었다. 이토록 세련된 외관에 이렇게 많은 짐이 들어 있다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할까? 핵심은 과학적인 패턴, 부드러운 소재, 깊은 지퍼 라인. 특히 지퍼의 경우 윗부분에만 있으면 부피가 큰 물건을 수납하기 어렵고 손이 긁히기 십상이지만 구찌의 더플백은 인심 좋게 옆면까지 디자인된 덕에 파노라마처럼 가방이 한눈에 펼쳐진다. 핸들에 스트랩을 다는 세심함도 놓치지 않았다. 자칫 캐주얼해 보일 수 있는 요소에는 웹 태그와 양각 디테일로 브랜드 고유의 세련된 분위기를 더하니, 그야말로 외면과 내면을 모두 갖춘 더플백. 외부 포켓에는 자주 꺼내어 쓰는 립밤과 핸드크림, 내부 포켓에는 지갑을 넣는 것으로 떠날 준비는 끝이 났다. 밑면의 보호용 스터드는 대담한 여행자의 모습과 닮아 웬지 모를 자신감까지 솟아났는데. 이 똑똑하고 용맹한 더플백과 함께하는 여정을 상상하니 걱정보다는 기대가, 불안보다는 확신이 앞섰다. 어디든, 누구든, 언제든 그럴 것이다.
소재
블랙 나일론, GG 캔버스 및 브라운 레더
디테일
내부 | 지퍼 포켓 1개
외부 | 앞면 지퍼 포켓 1개,
웹 디테일 태그
사이즈
Large | 52 × 33 × 28(cm)
Medium | 45 × 28 × 24(cm)
지퍼 클로징을 가려주는 상단의 플랩. 양각 로고 디테일을 더했다.
널찍한 이너 포켓. 여권은 물론 서류까지 수납 가능하다.
외부 포켓에는 웹 태그를 더해 클래식한 멋을 살렸다.
더플백은 특별히 힘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 어디에나 어울리는 전천후 가방이지만 작은 디테일을 더하면 훨씬 더 풍부하게 연출할 수 있다. 캐주얼한 스타일로 즐길 경우 넉넉한 실루엣을 선택할 것. 선글라스나 모자를 더해도 좋다. 세련되게 연출하고 싶다면 실루엣은 너무 헐렁하지도, 꽉 끼지도 않는 딱 맞는 핏에 컬러 플레이는 생략하자. 대신 소재감에 변주를 주는 것이 포인트. 수트에 더하면 수트 특유의 무게감을 덜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니 변화를 주고 싶은 날 한 번쯤 시도해 봐도 좋겠다.
스카이 스캐너가 발표한 여행 통계 중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는 달은 10월.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마침 관련 용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면 트래블 셀렉션을 제안하는 구찌 코리아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자. 사이트 내 ‘트래블’ 카테고리에 접속하면 트롤리와 백팩부터 여권 케이스, 슈즈 홀더, 파우치, 향수 케이스 등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