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일주일 내내 유명 인사 목격담으로 가득했습니다. 지난 주말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룸 넥스트 도어(The Room Next Door)>의 출연진 이야기가 대세였죠. 두 주인공,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이보다 더 멋진 듀오가 있을까요?)가 화려한 패션으로 레드 카펫에 등장하면서부터였습니다. 틸다 스윈튼은 우아한 그레이 컬러의 샤넬 테일러링을, 줄리안 무어는 보테가 베네타의 황금빛 스팽글 드레스를 선택해 극과 극의 무드를 선보였죠.
틸다 스윈튼은 2020년 <휴먼 보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작업했지만, 이번 작업이 더 특별한 것은 감독의 첫 번째 영어 영화이기 때문이죠. 영화에서 스윈튼과 무어는 1980년대 뉴욕에서 친분을 쌓았으나,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두 친구를 연기합니다. 무어가 스윈튼이 암으로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영화는 극찬을 받으며 17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이는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긴 기립 박수였습니다). 스윈튼은 US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처럼 다정하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소중한 작품을 제 사랑하는 동지인 페드로, 줄리안과 함께 선보이는 것은 제게 큰 의미이며, 감동적인 추억을 남겼습니다”라고 말했죠.
영화가 화제가 되고 기대가 큰 만큼 두 배우가 이 작품을 위해 최고의 의상을 입고 시사회에 나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틸다 스윈튼의 룩은 샤넬의 2024 S/S 꾸뛰르 의상이었죠. 그녀는 3만5,000개가 넘는 회색 구슬과 라인 스톤, 보석 단추를 수놓은 회색 시폰 코트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튤과 실크 시폰 소재의 스트레이트 컷 팬츠를 매치했죠.
틸다 스윈튼은 “가브리엘 샤넬이 개척하고 샤넬 하우스가 이어가는 매혹적인 게임이 있습니다. 형태와 무게와 관련된 가정을 가지고요”라며 “이 재킷을 보자마자 반해버렸고, 입어보니 매우 가볍고 부드러우며 움직이기에 매우 편안해서 완전히 매혹되었습니다”라고 말했죠.
틸다 스윈튼은 클래식한 샤넬 트위드에 익숙합니다. 샤넬의 앰배서더이기도 한 그녀는 수년 동안 하우스의 우아한 작품을 입어왔죠. 이번에는 가볍고 차분한 실루엣에 끌렸습니다. 틸다 스윈튼은 이 디자인에 대해 “웅장하고 영원하며, 섬세한 동시에 강인한 베니스에 대한 어린 시절 환상을 떠올리게 했습니다”라고 말했죠. “화려한 드레스의 숲속에서 이 실루엣의 단순함과 겸손함은 신선하고 지극히 현대적으로 느껴집니다.” 저희도 동의합니다. 틸다 스윈튼의 샤넬 룩을 스크롤을 내려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