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스
안나 수이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2024.08.26by 황혜원, Laia Garcia-Furtado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은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나는 쇼는 어떤 쇼인가요?
2019년 가을에 선보인 ‘Thank You Very Much for Helping Me’ 컬렉션이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죠. 미스피츠 마켓(Misfits Market)의 도움으로 맨해튼의 한 블록을 폐쇄하고 길거리에 파머스 마켓을 설치할 수 있었어요. 모든 것이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하루 종일 사람들이 멈춰 서서 구경하며 인사를 건넸죠. 패션계 밖에서 사람들의 열정을 직접 보고 함께한 순간은 정말 마법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쇼가 끝나면 누구나 무료로 마켓에서 ‘쇼핑’할 수 있었고, 모두들 그렇게 했죠! 저는 오렌지를 사고 싶었는데 도착했을 때는 양파 하나만 남아 있었어요. 그 후 진정한 콜리나 커뮤니티답게 사람들은 마켓에서 구입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모두 게시했죠. 콜리나 쇼의 수준이 정말 높아졌어요.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정말 선택하기 어렵지만, 프라다의 2008년 S/S 쇼가 맨 먼저 떠오릅니다. 이 컬렉션은 제가 패션을 시작하던 시기에 열렸으며, 디자이너로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컬렉션 중 하나예요. 요정의 꽃무늬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제임스 진이 만든 거대한 벽화와 프로젝터로 쏜 현대적인 느낌의 영상도 있었죠.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뜬 계기가 되었습니다.
*안나 수이도 프라다 2008 S/S 컬렉션을 가장 좋아하는 쇼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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