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과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 유니클로 2024 F/W 컬렉션

‘오래 입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옷을 찾는다면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이는 패션계에서 오랫동안 통용되어온 일종의 진리입니다. 적어도 유니클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랬죠.

‘가장 단순한 옷을 최상의 품질로 만들고, 접근 가능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원칙을 따르는 유니클로의 2024 F/W 컬렉션이 공개됐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Timeless Tones’, 즉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인데요. 유니클로에 영감을 준 것은 에든버러와 스톡홀름이었습니다. 고유의 개성과 스타일을 지닌 두 도시에서 단서를 얻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멋을 자아낼 아이템을 선보인 것. <보그>가 성수동에서 열린 유니클로 2024 F/W 컬렉션 프레스 프리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가을 아이템들은 스코틀랜드의 수도이자 활기찬 대학 도시, 에든버러의 정취를 그대로 머금고 있었습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패턴이었는데요. 프레피한 스트라이프 톱, 단독으로 겹쳐 입기에도 좋을 활용도 높은 체크 셔츠와 폴카 도트 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템들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올봄 인기를 끌었던 워크 재킷을 연상시키는 코듀로이 칼라 재킷이 대표적인 예죠. 얌전한 디자인의 체크 셔츠에 버건디 컬러 니트를 무심하게 걸친 스타일링 역시 데일리 룩에 귀감이 되기 충분했습니다. 가을이 찾아오며 다시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그랜파코어‘ 트렌드가 떠올랐죠.

겨울 컬렉션에 영감을 불어넣은 도시는 아름다운 자연이 숨 쉬는 곳이자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이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특히 스톡홀름(아크네 스튜디, 아워레가시, 필리파 케이 등 수많은 브랜드가 스톡홀름 출신입니다)의 여성들은 예로부터 미니멀하면서도 쿨한 스타일로 이름을 날려왔는데요. 유니클로는 ‘스칸디 쿨‘ 스타일에 레이어링과 컬러 플레이를 더할 것을 제안합니다. 푸퍼 재킷 위로 둘러맨 벨트에 스카프를 집어넣거나, 브라운 톤으로 완성한 룩에 라일락 컬러의 재킷을 더하는 식이죠.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여온 유니클로는 소재 개발에도 진심입니다. 2003년 론칭한 히트텍 라인은 어느새 한국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죠. 현장에 준비된 ‘테크놀로지 존’에서는 유니클로의 대표 기능성 소재인 히트텍과 신소재인 퍼프테크(PUFFTECH)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컬렉션의 히트텍은 기존 제품보다 1.5배 따뜻한 엑스트라 웜 소재를 활용하고, 캐시미어를 혼방해 착용감까지 개선했습니다. 퍼프테크는 일본의 대표적인 섬유 기업, 도레이와 유니클로가 함께 개발한 충전재인데요. 머리카락의 약 1/5 두께인 퍼프테크 섬유를 사용한 경량 아우터는 다운 재킷 못지않은 보온성을 자랑하며, 손세탁도 가능합니다.

프레스 프리뷰 현장에서는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 린 트란이 이끄는 유니클로U의 17번째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언제나처럼 다양한 레이어드 스타일링이 가능한 아이템이 주를 이뤘는데요. 앞서 살펴본 스톡홀름 컬렉션의 레이어링이 위트에 집중했다면, 유니클로U의 레이어링은 한층 세련된 모습이었습니다. 하프 집업 밑에 어두운 컬러의 헨리 넥을 슬쩍 숨겨놓거나, 여러 겹의 얇은 아이템을 매치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동시에 챙겼죠.

한편 유니클로는 롯데월드몰점의 리뉴얼 오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9월 13일부터 롯데월드몰점에서는 그간 해외에서만 가능했던 ‘유티미!(UTme!)’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유티미!는 다양한 스티커를 조합해 커스텀 티셔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인데요. 디즈니와 마인크래프트 등 스티커 이미지 800여 종은 물론, <보그>와도 인연이 있는 김재훈과 곽기곤 포토그래퍼의 사진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