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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의 모든 이름을 위한 헌사

빔 벤더스의 모든 이름을 위한 헌사

1970대 영화계 거장 빔 벤더스가 대작 〈안젤름〉과 〈퍼펙트 데이즈〉를 연달아 선보이며 서로 다른 과거를 응시했다. 모국인 독일과의 묘한 관계, 수년째 끈질기게 작업 중인 새 영화, 믹스테이프를 공유하는 즐거움은 그 끝에서 깨달은 자신에 관한 확고한 단서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영화감독 4인의 이름을 따라 위대한 이야기가 움트는 순간의 경이를 직접 마주하길.

요지 야마모토를 위한 다큐멘터리 <도시와 옷에 놓인 공책(Notebook on Cities and Clothes)>(1989)에서 빔 벤더스(Wim Wenders)는 자기 예술의 토대가 되는 철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영화 제작은 순수하게 호기심만으로 지속하는 삶의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는 이미 40대 초반에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 위원장을 역임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의 소설을 탁월하게 각색한 영화 <미국인 친구(The American Friend)>(1977)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로드 무비 <파리, 텍사스>(1984)로 그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후 냉전 시대 베를린을 배경으로 우울한 천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베를린 천사의 시>(1987)는 영화계에서 그의 입지를 단단히 굳혀준 작품이다. 그 후 선보인 <도시와 옷에 놓인 공책>에서는 직접 배우로 열연한 것은 물론 놀라울 만큼 단순한 촬영 방식을 택해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벤더스가 대부분 직접 촬영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벤더스와 야마모토가 화면에 떠오르는 질문에 번갈아 답하는 방식을 통해 각각의 작업 세계에 깊이 파고드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50년간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영화를 만들어온 벤더스는 시대의 흐름에 누구보다 날카롭게 반응하는 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79세에 이른 그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하며 여전히 깊이 있는 시선과 미학을 과시했다. 동시에 두 작품이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시네필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먼저 개봉한 <안젤름>은 독일 예술가 안젤름 키퍼의 작품 세계 전반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그리고 나중에 개봉한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에 사는 중년 화장실 청소부의 삶을 느슨하게 좇는 드라마 영화다.

3D 다큐멘터리 영화 <안젤름>은 안젤름 키퍼가 캔버스 위에 즐겨 수놓는 잿빛 풍경, 그리고 황폐한 주제와 잘 어울리는 엄청난 스케일의 헌정 영화다. 남프랑스에 자리한 키퍼의 드넓은 스튜디오를 찬찬히 조명하는 차분한 드론 샷과 키퍼의 아들 다니엘에게 대역을 맡겨 오덴발트(Odenwald)에서 키퍼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던 시기를 재현한 장면 등이 모두 아름답게 담겼다. <퍼펙트 데이즈>는 그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스타일이긴 하나, 숭고함에 대한 찬사를 담은 영화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일본이 2024년 오스카상 출품작으로 선정한 이 영화는 단순한 삶을 살기로 한 나이 들어가는 힙스터에 대한 연구 기록과 다름없다. 이 작품은 또한 벤더스가 간주하는 첫 번째 영화 제작 원칙으로의 회귀이기도 하다. 카세트테이프 사운드트랙을 배경으로 한 주인공의 행복한 드라이브 신, 그의 평온을 깨뜨리는 생동감 넘치는 조연들과 이야기에 진정한 실존적 무게를 채워 넣는 의미심장한 대화가 바로 그것이다. 벤더스와 줌으로 나눈 대화에서 <보그>는 그의 모국 독일과 벤더스의 복잡 미묘한 관계, <퍼펙트 데이즈>의 갑작스러운 탄생과 믹스테이프를 제작하는 과정의 아름다움, 그리고 지난 7년 동안 그가 공들이고 있는 새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틀에 걸친 길고 긴 대화를 압축하고 정리해 소개하는 일은 묵직한 함의로 가득한 빔 벤더스의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처럼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당신 영화에서는 언제나 아이러니의 부재가 눈에 띈다. 영화 자체에서 아이러니에 대한 강한 반감이 느껴질 정도다.

내 안에는 냉소주의가 없다. 애초에 그게 불가능한 사람이다. 냉소주의는 정말로 역겨운 것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까. 1980년대와 1990년대는 전반적으로 냉소적인 시대였다. 그런 시기를 통과하면서도 아이러니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내 영화는 냉소주의를 표방하지 않았다.

‘서정적인’ 영화감독으로 종종 소개된다. 긍정적인 의도도 있지만, 때론 폄하하려는 측면도 있다. 이런 평가에 얼마나 동의하는가?

영화에 서정성이 담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 영화에 서정성이 담겨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내 영화 중에서 그나마 서정성이 가장 짙은 것은 아마도 <파리, 텍사스>일 것이다. 어떤 가족을 중심으로 한 실존적인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조차도 영화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던 트래비스(해리 딘 스탠튼)가 끝내 가족을 떠나버림으로써 서정성의 덫에서 벗어난다. 다시 온전한 가족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가 끼어들기보다는 아들과 아내 둘이서라도 잘 지내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그 장면을 놓고 영화 판권을 가진 20세기 폭스사에서 내게 전화를 해, “빔, 마지막에 한 신을 추가해주시면 좋겠어요. 고속도로에서 그의 차가 유턴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요”라고 제안했다. 당연히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랬더니 이후 개봉과 홍보 과정 내내 이 영화에 전혀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 아주 작은 광고 하나 내보내지 않았다. 그 일로 해리 딘이 내게 좌절감을 털어놓았다. <파리, 텍사스>가 각종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될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해리 딘이 이렇게 말했다. “그깟 유턴 신 한 장면만 넣어줬으면 폭스에서 그럴듯한 광고 하나라도 만들어줬을 텐데요. 당신은 너무 고집이 세요. 그 신 하나를 못하겠다고 하다니, 정말 독일인답군요!”

그 일로 해리 딘과 소원해졌나?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그를 마음 깊이 존중한다. 해리는 세상에 둘도 없는 배우고, 아주 순수한 마음을 지녔다. 해리도 나처럼 냉소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죽이 잘 맞았고, 그가 그 역할에 ‘딱’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파리, 텍사스> 이후 다시는 단역을 맡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드라마와 로맨스 장르에서 주인공만 하고 싶어 했다.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또다시 트래비스만큼 큰 역할이 그에게 가지 않았다.

안무가 피나 바우쉬와 패션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훨씬 더 개인적인 차원의 예술을 이야기한다. 이에 비해 지난해에 선보인 <안젤름>은 정체성과 역사, 나치즘, 파괴, 부활 같은 크고 구조적인 주제를 다뤄온 안젤름 키퍼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그는 엄청난 스케일의 작품을 만드는 작가 아닌가. 어쩌다 그에게 관심을 가졌나?

안젤름과는 1990년대 초부터 알고 지냈다. 처음부터 꽤 잘 맞았다. 매일같이 아주 긴 저녁 식사를 함께 했으니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1991년 국립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의 설치 작업을 위해 베를린에 머물렀고, 나는 <이 세상 끝까지(Until the End of the World)>(1991)의 편집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우연히 안젤름이 내가 매일 저녁을 먹는 그 식당에 방문했고, 하필 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젠가 꼭 함께 작업을 하자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독일에서 그의 전시회에 대한 평이 너무 좋지 않았던 탓에 거기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안젤름이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독일읕 떠나 남프랑스에 정착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2019년이 되어서야 나는 처음으로 바르작(Barjac)에 있는 안젤름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그는 기차역까지 마중 나와 나를 직접 픽업했고, 작업실이 있는 드넓은 부지 한가운데 나를 떨궈놓았다. 그리고 내게 지도를 하나 건네더니 “뭐가 어디 있는지는 여기 다 적혀 있으니 알아서 둘러보고 저녁쯤 다시 만나세”라고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혼자 돌아다녔다. 모든 작업실 문이 다 열려 있었기에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원래도 나는 미술관에 가면 가이드를 따르지 않는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구경하며 돌아다닌다. 그날 저녁이 되니 영감으로 가득 찬 상태가 됐다. 너무나도 깊은 감명을 받은 나머지 저녁 식사 자리에 마주 앉은 그에게 곧바로 이렇게 말했다. “안젤름,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어. 그때 말했던 협업, 당장 시작하세.” 안젤름의 작업 세계는 너무나도 압도적이고 다층적이다. 맨 처음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기에 그냥 임의적인 지점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안젤름에게는 앞으로도 종종 이곳에 들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일곱 차례나 바르작을 찾았다. <안젤름>의 마지막 신을 찍기까지 2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줄도 몰랐다. 대부분의 영화, 특히 다큐멘터리는 일관성 있는 맥락으로 차곡차곡 진행되지만 이 작품에는 유난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어쩌면 그것은 안젤름에게 시간이 몹시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에 당연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키퍼와 오래 알고 지내며 그를 이해하게 된 것은 무엇인가? 그는 행복한 예술가인가?

그는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다. 특히 작업실에 있을 때 그렇다. 안젤름의 작업실에서 함께 지낼 때, 가끔 한밤중에 깨어보면 그의 커다란 작업실에 불이 켜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아주 늦은 시간에 휘파람까지 불며 작업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나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워커홀릭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다. 새벽에 눈이 떠지면 나는 겨우 책이나 뒤적이는 사람인 반면 안젤름은 샌들을 주워 신고 곧바로 작업실로 달려가는 사람이니까.

둘 다 1945년에 태어난 독일 전후 세대다. 키퍼의 작업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잠식한 침묵하는 문화에 대한 조사이자 심문인 것도 그런 시대적 영향 때문일 것이다. 그런 공통점 때문에 안젤름에게 끌렸나?

안젤름의 접근 방식은 나와는 정반대다. 그렇기에 그가 정말 흥미롭다.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독일을 떠나고 싶었다. 어린 시절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거나 아버지의 백과사전을 보면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뒤셀도르프에 있는 내 세상이 독일 밖 세상과는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일이었다. 바깥세상은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성장하면서 뭔가 아주 잘못되어 있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과거의 부재란 커가면서 서서히 알아차리는 것 같다. 아주 우습게도 다른 나라에는 근현대사가 있는 반면 내 나라는 아주 오래전 역사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독일의 20세기는 내가 태어났을 때(빔 벤더스는 1945년생이다)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독일의 과거에 대해 충분히 안다고 여겼다.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인생은 그 시기 이후부터 시작되었으므로 그 일에 책임이 없다고 느꼈다. 그냥 거기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고 최선을 다해 독일을 탈출하려 했다. 그런 마음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15년간 살았고, 내 영화는 모두 여행 혹은 이동 중에 탄생한 것들이다. 그러다가 독일에서 계속 살았던 안젤름을 만난 것이다. 바위처럼 단단하게, 그는 쓰라린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곳에 살고 있었다. 독일의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 상처를 끊임없이 파고들면서. 그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안젤름이 어떻게 그 고통을 견뎌냈고,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왔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가 끝내 독일을 떠난 것도 이해가 간다. 그 고통 속에서 영원히 사는 일은 너무 힘드니까. 그게 인생 전부를 침식해서는 안 되니 말이다.

영화에서 줄곧 정치적인 주제를 피해왔는데, <안젤름>만은 예외다. 이 역시 그런 충격으로 인한 결심이었나? 과거에 대한 후회의 반영인가?

엔터테인먼트 또한 정치다. 스토리텔링도 정치다. 예술도 정치고, 생각과 정신을 표현하는 모든 일과 표현의 자유 또한 정치다. 모든 것이 고도로 현대화된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정치적인 표현은 대놓고 정치적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스토리텔링에 녹일 수 있다. 내가 만든 영화 중에서는 아마도 <랜드 오브 플렌티(Land of Plenty)>(2004)가 가장 정치색이 짙은 작품일 거다. 이 영화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후 내가 그린 카드(미국 영주권을 뜻한다)를 반납하고 미국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물론 나는 그렇게까지 정치에 관심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 또한 바뀌고 있다. 지금은 전보다 더 많이 세상에 관여하고, 평화라는 주제를 더 직접적으로 다루며 정치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크다. 사실 지난 7년간 개인적인 ‘평화 프로젝트’에 몰두해왔다. 인류가 평화를 잊고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평화를 위해 행진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 세계가 어둠 속으로 빠지는 듯한 세상에서 평화는 점점 더 시급하고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의 의미가 점점 퇴색할수록 말이다. 당장 사람들에게 전쟁이라는 말을 빼고 평화의 뜻을 정의해보라고 하면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할 거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평화 프로젝트’란 현재 작업하고 있는 새 장편영화를 말하는가?

그렇다. 지금 작업 중인 장편영화에서 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러 버전과 초안으로 작업해뒀는데, 처음에는 다큐멘터리로 계획했다가 어느덧 픽션 영화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안젤름 키퍼와 평화에 대한 영화를 작업하던 도중에 어쩌다 도쿄에 사는 화장실 청소부의 일상을 조명한 <퍼펙트 데이즈>를 만들었나?

<퍼펙트 데이즈> 제작 총괄을 맡은 야나이 코지(Koji Yanai)의 초대에 응했을 뿐이다.

그와는 어떤 사이인가? 뜬금없이 성사된 협업인가?

의도치 않게 시작된 작업이긴 했다. 2년 전 새해 무렵 코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몇 년째 만나지 못한 아내와 도쿄가 무척 그립다고 이야기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편지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오랜만에 도쿄에 와서 대단한 건축가들이 지은 멋진 화장실을 보고 가는 건 어때요? 괜찮으면 그에 관한 짧은 다큐멘터리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텐데요.” 당시 내가 살던 베를린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해제된 후 엉망이 된 상태였다. 사람들이 다시 밖에 나가고, 공원에 모여 파티를 열자 베를린 전역이 초토화됐다. 우리 집 근처 공원은 일주일 만에 완전히 쓰레기장이 돼버렸다.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공원에 울타리를 쳐야 할 정도였다. 2년 후 그 공원은 완전히 죽어버렸다. 이런 광경을 보자 공동선이 사라진 느낌도 들었다. 모두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렸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달랐다. 물론 그들도 다시 파티를 여는 기쁨에 취했고, 심지어 공동묘지로 피크닉을 떠났지만 볼일이 끝나고 나면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것처럼 말끔해졌다. 자신이 머물던 자리 주변을 서성이며 남이 버린 담배꽁초를 줍는 사람까지 있었다! 정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충격으로 나는 공동선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코지에게 제안했다. 화장실 그 자체만으로는 영화가 될 수 없다고 덧붙이면서. 화장실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를 통해 전할 이야기가 있을 때만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코지와 나는 둘 다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아주 어두운 곳에서부터 아이디어가 발현했는데 다행히 받아들였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정의가 궁금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알고 싶지만 어떻게 끝나는지는 알고 싶지 않은 것. 나는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고, 거기에 몸을 맡기고 싶다. 가장 이상적인 이야기는 시간 순서대로 말하는 것이다. 내가 이제까지 로드 무비를 많이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장르는 이야기를 일이 일어난 순서대로 보여준다. 길이 곧 이야기가 되고, 이는 다시 여행의 일부가 되며, 영화의 구조를 이룬다. 다른 장르로 그런 식의 영화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거의 모든 영화는 이야기를 일어난 순서대로만 말할 수 없다. 언제나 시간 순서를 무시한 장면이 삽입되고, 여기저기서 촬영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길 위에서 여행과 동시에 촬영을 하면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대로 영화에 담아내야지, 미리 구상해놓은 대로 담아내고 싶진 않다.

<퍼펙트 데이즈>에서 공공시설 청소부인 주인공 히라야마가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도쿄를 드라이브하는 롱 테이크 신이 나온다. 그런 신이 두 번쯤 나오자 ‘아, 빔이 남몰래 또 하나의 로드 무비를 만들고 있나 보다’ 싶었다.

정확하다. 히라야마의 드라이브는 집에서 펼쳐지는 삶과는 대조를 이룬다. 실제로 경험해본 바로도 도쿄 시내를 주행하는 것은 엄청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그런 느낌이 안 난다. 고가도로도 너무 좋고,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것도 아주 특별하다. 지붕 위를 달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수평선도 보인다. 아주 독특한 시점으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다.

그 장면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나?

아주 간단하다. 이런 신은 대본에서 보통 딱 한 줄로 표현된다. 나는 그런 순간을 만나는 것이 너무 좋다. 촬영하는 단계에서 장면과 장면 사이에서 내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멋진 여백이니까. 잠시 도시를 주행하며 영화를 찍을 수 있는 한 줌의 자유가 주어진 아주 소중한 순간이다.

대본에는 딱 한 줄로 설명되어 있지만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을 연출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거기에 배우가 등장하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서 촬영하는가?

촬영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드라이브 신을 찍을 때 우리도 히라야마 역할을 맡은 야쿠쇼 코지(Koji Yakusho)와 같은 차 안에 실려 있었는데, 그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코지는 트레일러 위에 얹어놓은 차를 탄 게 아니라 실제로 그 작은 차의 운전대를 잡고 도쿄 시내를 달렸다. 배우가 운전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운전하는 장면을 영화에 담아내 감독으로서 더없이 행복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배우와 공유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우리는 타임캡슐처럼 작은 그 차를 타고 함께 도시를 누볐다. 촬영감독에게도, 내게도, 코지에게도 너무나 달콤하고 인상적인 짧은 휴식이었다. 배우가 운전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장소가 비좁아 무릎에 올려둔 작은 모니터를 통해 그의 연기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코지가 지금 운전을 하고 있으며 운전을 꽤 잘한다는 사실이, 그리고 운전에 필요한 행동을 아주 조심스럽게 빠짐없이 해내면서도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 돋게 좋았다. 예상치 못한 순간도 굉장히 많았다. 햇빛이 비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게 되었고, 어떻게든 꼭 영화에 담고 싶었지만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던 멋진 건물 풍경도 자연스럽게 배경에 실려 들어왔다. 그런 즐거움에 취해 당연하게도 촬영을 너무 오래 하게 됐다.(웃음) 20분 넘도록 계속 그 한 장면만 촬영하고도 카메라를 멈추기 싫었다.

<퍼펙트 데이즈>와 <안젤름>은 범위, 주제, 접근 방식에서 완전히 상반된 뉘앙스를 풍기지만 과거의 향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똑같다. <안젤름>을 통해 본 안젤름 키퍼는 과거를 감상적으로 다루는 것을 거부하며 살았고, <퍼펙트 데이즈>에서는 자신의 세상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제를 놓고 고민한 것은 우연일까?

나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미래에 관심이 더 많다. 하지만 지난날을 되찾고 싶든, 과거의 삶을 지속하고 싶든 간에 과거를 제대로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과거를 알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알고, 이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는지 파악하는 일은 인간에게 아주 바람직하며 건강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과거를 무시하는 건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과 다름없다. 물론 나는 지난날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사는 사람은 아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이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를 믿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사라지면 상실이 찾아온다. 그리고 상실이란 우리가 예전에 즐겨 듣던 믹스테이프 같은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과 감정, 기억인 것이다. 난 아직도 미국에 살 때 형이 내게 보내주던 믹스테이프를 갖고 있다. 당시 우리가 7~8년 정도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형은 매주 내게 믹스테이프를 보내왔다. 편지를 주고받는 대신 그걸로 안부를 전한 것이다. 우리는 믹스테이프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 안에는 축음기에서 재생되는 곡을 그대로 녹음한 것도 꽤 있었다. 이 이야기를 계속하면 나를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으로 볼지도 모르지만, 그저 상실을 이야기할 뿐이다. 상실이란 특정한 역사를, 과거를 아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당신의 많은 작품이 숭고한 감정 혹은 순간을 담아내는데, <퍼펙트 데이즈>에서는 아주 현실적이고 날것 그대로인 인간다움을 담아냈다. 히라야마가 다다미를 청소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앞으로 추구하려는 시선과 방식은 다른 것인가?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장면 또한 숭고함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히라야마의 자기만족,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그렇다. 화장실 청소는 많은 사람이 하찮게 여기는, 결코 고상하다고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가 일하는 모습과 그 일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성심성의껏 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가 그 일을 지속하는 이유는 ‘남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그는 유토피아적인 인물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 속에 유토피아적인 인물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할까?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영화가 아직 모르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기를 바라는 세계가 아닐까 싶다. 그것을 우리가 열망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여긴다. 유토피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아무 의미 없다. 아무렇게나 살아도 상관없을 테니 말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지금의 영화계가 당신을 ‘메스껍게’ 만든다며 신랄한 목소리를 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영화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가?

다른 영화를 답습하는 수준의 영화는 유토피아를 드리울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영화에 기반해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관객을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식의 영화가 너무 많다. 사람들을 극장에 끌어들일 어떤 흥행 공식에 맞춰 만드는 영화 말이다. 나는 영화를 볼 때 항상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엔 10분만 봐도 시간이 아까운 영화가 너무 많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인다. ‘지금 등장하는 폭력은 하나도 쓸모없으며, 이야기 진행에 전혀 필요하지 않다.’ 이런 생각이 드는 영화는 그만 봐도 된다는 사실을 안다. 가끔은 그렇게 고민 없이 중간에 그만두고 나갈 수 있다는 게 기분이 좋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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