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2024년엔 더 못생기고 더 엉뚱한 신발을 준비하세요
2023.10.16by 황혜원
스타일의 한 끗 차이는 발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잘못된 신발 이론이 1년째 성행하는 것만 봐도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죠. 이럴 땐 보장된 조합 몇 가지만 알아두어도 스타일링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패션 셀럽이 여러 시즌 활용하는 조합인데요.
이제 트렌드를 넘어 일상이 된 와이드 팬츠와 일명 뾰족구두라 불리는 포인티드 토 슈즈입니다.
속 편한 와이드 팬츠와 날 선 뾰족구두의 만남, 벌써부터 그 재미가 그려지지 않나요? 넉넉한 밑단 사이로 고개를 내민 날카로운 앞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룩의 포인트가 생기는 셈이죠. 라인은 슬림해 보이고 실루엣은 훨씬 드라마틱해집니다.
조건이 까다롭진 않습니다. 밑단이 꽃잎처럼 퍼지는 플레어 팬츠든, 바람에 나부끼는 와이드 팬츠든 품이 넉넉하면 그만이죠. 슈즈 역시 무기 버금가는 뾰족함이 아니어도 좋아요. 앞코로 갈수록 좁아지는 날렵한 실루엣이면 그만입니다.
백 마디 말보다 런웨이 룩 한 벌이 믿음직스러운 법. 2024 S/S 런웨이에서 따끈따끈한 스타일링을 모았습니다. 멕시코 <보그>의 안목을 빌려왔죠.
미니멀 미학부터 익혀둡시다. 팬츠와 슈즈 컬러를 맞춰보세요. 오직 실루엣으로만 승부를 내는 겁니다. 브랜든 맥스웰은 블랙 컬러로 플레어 팬츠의 슬림한 라인을 강조했어요. 메종 라비 카이루즈는 블레이저로 각을 더 세웠군요.
꼭 모노크롬 룩에만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로제타 게티처럼 두 아이템의 컬러만 맞춰도 깔끔하고 세련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죠. 데님의 경우 구찌보다 좋은 참고서는 없고요.
데렉 램 10 크로스비의 룩은 균형감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안정적인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 바닥에 살짝 끌릴 정도의 긴장감, 오트밀 컬러의 루스한 의상과 대비되는 뾰족한 블랙 펌프스까지. 모든 요소가 적당한 대비를 이루며 완성도를 높였죠.
시즌 스타일링의 감이 잡히지 않나요? 발등을 덮을 정도로 넉넉한 길이의 팬츠와 밑단을 뚫고 나올 정도로 길쭉하고 날렵한 슈즈면 됩니다. 무작정 쨍한 컬러로 포인트를 극대화하기보다는 뉴트럴 컬러로 실루엣을 강조하는 편이 현명하고요.
와이드 팬츠의 느슨함이 어쩐지 성에 차지 않는 날, 고민 없이 시도해보세요. 늘 입었던 바지건만 스니커즈와 함께할 땐 몰랐던 기분 좋은 긴장감이 느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