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음식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셰프가 양파·소고기 같은 각종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하듯 글을 쓰는 사람은 여러 팩트를 한데 모아 한 편의 글을 쓴다. 막 발생한 사건 기사는 갓 잡은 생선회 같다. 속보 기사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너무나 소름 끼치는' 같은 수식 어구가 필요 없듯 싱싱한 날 생선회는 후추를 치거나 불에 구워 먹을 필요가 없다. 재료가 좋으면 그 본연의 맛을 가감 없이 느끼는 게 낫기 때문이다.수많은 종류의 글이 있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성명이나 보도자료만큼 기름기 쫙 빠진 무미건조한 글도 없다. 너무 딱딱해 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