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란 게 참 무섭다."처음 칸나에에 갔을 때 동행했던 방송 PD가 독백처럼 던진 말이었다. 그때 우리는 칸나에 평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서 있었다. 고고학 발굴지인 언덕에는 먼 옛날 있었던 전투를 기리듯 부서진 칼럼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알고 보면 그 전투와는 상관도 없는 기둥이다. 그날따라 비가 왔다. 촉촉하게 칸나에를 적시는 비를 맞으며 우리는 상념에 젖어 있었다. 감정이 묘했다. 역사책에서나 있을 법한 '칸나에'가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이곳에서 그 옛날 무려 7만에 달하는 로마군이 몰살당했는데, 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