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최고의 스니커 덕후 벤 애플릭도 올해는 구두를 신는다
나이키 공동 창업자, 필 나이트를 연기했던 그 남자가 이제 더 이상 스니커즈를 신지 않는다.
헐리우드에서 유명한 스니커헤드인 배우 벤 애플릭이 더 이상 레어템 스니커즈를 신고 우리 앞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질문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지만, 점점 현실적인 의문처럼 느껴진다. 벤 애플렉은 스니커를 완전히 접은 걸까?
오랫동안 나는 그를 할리우드 최고의 스니커헤드라고 자신 있게 불러왔다. 촌스럽고 과시적인 방식이 아니라, 진짜로 깊이 빠져 있고, 정말 잘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나는 그의 방대한 컬렉션에 들어 있는 거의 모든 스니커를 정리한 기사까지 쓴 적이 있다.
그는 관심을 끌기 위해 트레이너를 신은 게 아니었다. 진짜로 좋아했고, 진짜로 이해했기 때문에 신었다. 이 일을 20년 넘게 해오면서, 벤 애플렉만큼의 나이키 SB 덩크 로테이션을 본 적은 없다. 어느 주에는 아티스트의 이너 서클을 위해서만 제작된 파라 협업을 신고 나오고, 그 다음 주에는 극도로 희귀한 ‘에이레’를 신는다. 한동안은 트래비스 스콧 x 프라그먼트 디자인을 계속해서 돌려 신던 시기도 있었다. 심지어 그를 위해 제작된 던킨 도너츠 덩크도 있었다.
그게 바로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이 배우이자 영화감독의 스니커 스타일은 막 발매된 것, 혹은 그때그때 가장 핫한 것을 쫓는 방식이 아니었다. 일관성, 취향, 그리고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있고, 그걸 고수한다’는 식의 자신감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가 트레이너를 신은 걸 제대로 포착한 건 작년 4월이었다. 그가 신고 나온 건 오프화이트 x 나이키 에어 포스 1 ‘블랙’. 이건 정말 완벽한 벤 애플렉의 신발이다. 클래식한 실루엣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협업 중 하나, 그리고 과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플렉스가 되는 선택. 그때만 해도 작별 인사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냥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스니커는 그냥…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이탈리아산 부츠와 제대로 된 가죽 구두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같은, 잘 만들어진, 어른을 위한 브랜드의 신발들. SNKRS 발매 캘린더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됐을 때 사게 되는 바로 그런 신발들이다.
처음에는 ‘메소드 드레싱’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더 어카운턴트 2>를 촬영 중이었으니까. 촬영이 끝나면 다시 스니커로 돌아오겠지, 하고 여겼다. 그런데 그 영화가 개봉한 지도 벌써 8개월이 넘었고, 여전히 그는 공식 석상에서 단 한 번도 스니커를 신지 않았다.
더 이상한 건, 이 사람이 2023년 영화 〈에어〉에서 나이키 공동 창업자 필 나이트를 연기했던 바로 그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한동안 그는 좋은 스니커를 신는 수준을 넘어서, 말 그대로 ‘스니커의 보스’로 메소드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올-레더 시기가 더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스우시의 역사에 그렇게 깊이 빠져 있었던 사람이라면, 스니커가 더 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오히려 줄어들다니.
그리고 지난 몇 달 동안, 한때는 진짜로 스니커즈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에게서 비슷한 변화를 계속 보고 있다. 새벽 5시에 스니커 매장 앞에서 줄을 서던 사람들이 이제는 매일 로퍼만 신고 다닌다. 솔직히 말하면, 좀 슬프다. 스니커즈는 즐거웠고, 부담 없었고, 아무 의미 없어도 되는 무언가에 진지해질 수 있게 해줬다. 벤 애플렉 같은 인물이 그걸 내려놓는 걸 지켜보는 건, 마치 어른이 된 내가 예전에 사랑했던 취미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토이 스토리 3>의 엔딩 장면을 다시 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해도 된다. 취향은 변하고, 우선순위도 바뀌니까.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는 이게 영원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 다시 트레이너를 신고 나타나길. 설령 그게 그가 갖고 있는 올버즈처럼 완전히 의외의 선택일지라도 말이다.
의무감이 아니라, 그가 원해서 다시 신기를 바란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니커헤드는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을 테니까.
그리고 만약, 정말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래, 그럼 그것도 괜찮다.